가을을 즐기는 강인권 NC 감독의 선굵고 투명한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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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지휘봉을 정식으로 잡은 첫해에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강인권(51) 감독은 선수들 못지않게 가을을 즐긴다.
강 감독의 겸손에도 자유계약선수(FA) 베테랑 포수 박세혁 대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몇 뼘은 성장한 김형준에게 줄곧 마스크를 씌운 뚝심 있는 선수 기용, 준PO 3차전에서 5회 이재학의 부상이라는 돌발 악재에도 적시에 안정적으로 운영한 필승조의 계투는 NC와 강 감독의 저력을 빛낸 명장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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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지휘봉을 정식으로 잡은 첫해에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강인권(51) 감독은 선수들 못지않게 가을을 즐긴다.
강 감독은 지난 19일 막을 올린 2023 가을 야구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를 4연승으로 통과해 30일부터 정규리그 2위 kt wiz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맞붙는다.
강 감독은 특히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을 달성한 에이스 에릭 페디 없이 치른 준PO에서 절묘한 계투 작전으로 지난해 통합 우승팀 SSG 랜더스를 따돌려 가을 야구 '초보'가 아닌 '타짜'의 자질을 입증했다.
오른쪽 팔뚝 부상에서 회복 중인 페디가 언제 등판할지 가늠할 수 없는 위기에서도 현재 있는 전력을 100% 가동해 공수에서 SSG를 압도한 점이 눈에 띄었다.
NC 구단 관계자들은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 NC에서 16년간 배터리 코치와 수석코치, 그리고 지난해 감독 대행을 거치며 쌓은 강 감독의 내공이 절대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준PO에서 강 감독은 투명하면서도 선 굵은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확실히 선보였다.
강 감독은 경기 전후 더그아웃과 기자회견장에서 정중한 인사와 함께 인터뷰를 시작한다.
경기 전 인터뷰 때 강 감독은 가장 먼저 A4 용지로 출력한 경기 타순표를 언론에 공개한다.
어떤 이는 더그아웃 벽에 타순표를 붙이거나 또 다른 누군가는 말로 타순을 설명하나 강 감독은 한동안 타순표 촬영에 응한 뒤 그렇게 짠 이유를 차분하게 얘기한다.
NC 구단 관계자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는데도 강 감독은 '괜찮다'며 그날 경기의 구상과 전력을 온전히 설명했다.
페디의 등판 시점이 오락가락한 23일 준PO 2차전 직후에도 강 감독은 3차전 선발을 태너 털리라고 일찌감치 밝혔다.
2차전과 3차전 사이 이동일인 24일 오전에 3차전 선발 투수를 예고해도 무방했지만, 강 감독은 이번에도 구단 관계자의 만류를 뿌리치고 감출 필요가 없다는 듯 4차전 이후에나 던질 수 있는 페디의 현 상태를 소개하고서 태너를 3차전 선발로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확실한 승리의 보증 수표인 페디의 부재가 도리어 강 감독이 패를 다 까고 SSG와 정면 승부를 택하도록 이끈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숨기는 일이 없었다.
준PO 1차전 8회에 승리의 영웅 김성욱을 기용한 신들린 대타 작전과 반 박자 빠른 계투책에 언론은 강 감독이 '작두를 탔다'는 찬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강 감독은 "소화도 안 되고 잠도 설친다"며 이런 평가에 손사래를 쳤다.
강 감독의 겸손에도 자유계약선수(FA) 베테랑 포수 박세혁 대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몇 뼘은 성장한 김형준에게 줄곧 마스크를 씌운 뚝심 있는 선수 기용, 준PO 3차전에서 5회 이재학의 부상이라는 돌발 악재에도 적시에 안정적으로 운영한 필승조의 계투는 NC와 강 감독의 저력을 빛낸 명장면이 됐다.
또 한 명의 우승 사령탑 이강철 kt 감독과 강 감독이 벌일 PO 지략 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투타 상대 대결 데이터에 기반해 게임 플랜을 세우고, 경기 중 상대 타자의 정타 비율을 주시하다가 직감적으로 움직이는 강 감독의 불펜 운용은 현재까지는 무척 성공적이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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