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전투원들, 이스라엘 기습공격 전 이란서 훈련 받아"
이스라엘군 "이란, 아직도 하마스에 정보 주며 돕고 있어"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이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기 전에 이란에서 전투 훈련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은 25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수백 명의 하마스 전투원들이 공격을 몇 주 앞둔 지난 9월 이란에서 전투 훈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하마스 무장대원 약 500명과 또다른 무장조직 이슬라믹지하드 소속 전투원들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예군인 쿠드스군 장교들이 이끄는 훈련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훈련에는 팔레스타인 고위 장교들과 에스마일 카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여기서 훈련받은 전투원들을 지난 7일 이스라엘에 기습 투입해 무려 1400여명을 살해하고 220여명의 인질을 가자지구로 잡아갔다.
IRGC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직접 보고하는 조직이다. 이란이 선출한 정부 및 이란 정규군과는 별개로 운영되며 자체적인 해군과 기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사이에드 골카르 테네시대 연구원은 이란이 오랫동안 가자지구 무장대원들과 시리아 내 아프가니스탄 용병들, 레바논의 헤즈볼라 전투원들, 이라크의 시아파 군대,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중동 전역의 무장 세력에 훈련을 제공해 왔다고 설명했다.
골카르 연구원은 WSJ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와 IRGC의 지원 없이 (하마스는) 이런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고, 그런 작전을 수행할 능력도 없다"고 평가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등 무장단체들을 지원하는 이란의 역할에 대해 직설적으로 논평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전쟁 전까지 이란은 자금과 훈련, 무기와 기술 노하우를 하마스에 대주며 직접 지원했다"며 "지금도 이란은 하마스에 정보를 주며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지원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번 전쟁이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이스라엘 무장단체들과의 대결로 확대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이 단체들이 널리 분포한 예멘과 이라크, 시리아와 레바논 등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미국은 두 대의 항공모함이 이끄는 전투단을 이 지역에 파견했다.
하지만 이란이 직접 작전을 지휘한 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국방부는 이란이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하거나 승인하는 데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이란에 관한 정보를 담당했던 노먼 룰은 IRGC가 오랫동안 이 지역 무장단체들의 훈련과 자금 지원에 관여해 왔지만 그렇다고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지휘한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룰은 WSJ 인터뷰에서 "이란이 자국 군인들을 (하마스의 공격에) 관여시키는 건 거의 필요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애초에 이란은 시아파 신정 국가고, 하마스는 무슬림형제단 분파로 시작한 수니파 무장정파인 만큼 관계가 들쭉날쭉한 편이었다.
IRGC는 지난 1980년대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맞서는 주요 무장조직으로 부상하자 하마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그러나 2012년을 전후로 하마스가 이란의 동맹인 바샤르 알 아샤드 시리아 정권과 맞서는 반군 측에 합류하면서 관계가 파탄났다. 당시 이란은 하마스에 대한 모든 자금 지원을 끊었다.
5년 뒤인 2017년 하마스는 이란으로부터 다시 자금을 지원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당시 IRGC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목표로 드론과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과 부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대한 이란의 비공식적 관여는 지속되고 있다. WSJ는 서방과 이집트 관리들을 인용,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됐을 때 하마스는 공세 개시를 알리기 위해 IRGC와 헤즈볼라의 해외 관리들과 접촉했다고 전했다.
이후 IRGC의 카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하마스 및 헤즈볼라 관계자들과 논의를 위해 최근 며칠간 레바논에 머물렀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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