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못 알아보고 벽 멍하게 쳐다본다?’ 강아지 치매입니다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수의학, 동물행동의학, 동물영양학의 발전으로 반려견 수명이 과거에 비해 늘고 있지만, 여러 퇴행성 질병을 앓는 반려견 수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당뇨, 암, 관절염, 호르몬질환 같은 노령 질환이 대표적인데요. 그중 반려견 보호자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질병이 바로 치매(인지장애)입니다. 반려견 치매는 사람의 알츠하이머와 유사합니다. 문제는 사람의 경우 주변에서 발병 사실을 빠르게 인지할 수 있는 반면, 반려견은 보호자가 발병 여부를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노령견 보호자 각별한 관심 필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반려견은 사람처럼 말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기에 기억력 감퇴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도 보호자가 빨리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보호자가 관련 증상을 미리 기억해뒀다가 반려견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할 때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반려견 치매는 어떤 증상을 동반할까요.
우선 익숙한 사람과 물건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보호자를 봐도 반가워하지 않고 불러도 잘 오지 않죠. 좋아하던 장난감을 줘도 예전처럼 갖고 놀지 않습니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반려견이 보호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 낯선 사람을 대하듯 짖기까지 합니다. 또 다른 증상은 반려견의 불안감과 두려움이 커진다는 것인데요. 하루 종일 보호자 뒤만 졸졸 따라다니거나 보호자가 외출하면 물건을 물어뜯는 등 강한 불안감을 표출합니다. 만약 반려견이 어릴 때부터 이런 행동을 보였다면 단순 분리불안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새롭게 나타난 행동이라면 인지장애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 밖에 안 하던 배변 실수가 잦고, 벽을 멍하게 쳐다보는 등 방향감각을 상실한 모습을 보이며, 밤에 집 안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등 수면 패턴이 바뀐 것도 치매 증상에 해당됩니다.
반려견 치매 치료제 안전성 높아
그럼에도 보호자들은 반려견 치매 치료제에 대해 우려하곤 합니다. 대부분 노령인 치매견이 약물을 복용했다가 간, 신장, 심장 등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거죠.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반려견 치매 치료제에는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에도 포함되는 성분인 '크리스데살라진'이 사용됩니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뜻입니다. 또 거의 모든 동물병원이 이 약물을 처방하기 전 종합검진을 진행합니다. 반려견의 컨디션에 맞춰 처방 용량 등을 세부 조절할 수 있는 거죠.
물론 반려견 치매는 예방이 중요하며, 가장 좋은 예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산책입니다. 강아지는 후각을 통해 두뇌 사용을 촉진합니다. 산책 시 다양한 냄새를 맡으면서 후각을 사용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치매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릴 때부터 항산화 영양제와 보조제 급여 등으로 반려견의 면역력을 관리해주면 치매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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