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부동산]일산, 집값 하락률 수도권 1위…반등 언제쯤?

나원식 2023. 10. 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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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서구, 올해 아파트 매매가 11.73%↓…9월 상승 전환
GTX·신도시특별법 호재에도 지지부진…"언제쯤 약발?"

올해 하반기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집값이 눈에 띄게 반등하는 와중에도 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 지역은 좀체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들어서는 데다가 올해 초에는 1기 신도시 특별법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집값이 지속 하락했는데요. 일산 서구의 경우 올해 수도권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일산 동구와 서구 집값은 올해 9월 들어서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는데요. 하지만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일산의 경우 당분간 가파른 반등이 없는 흐름이 유지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다만 GTX가 실제 내년 하반기에 개통한 뒤에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일산 서구 아파트값, 수도권서 가장 많이 떨어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 셋째 주(16일 기준)까지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일산 서구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일산서구 아파트값은 올해 누계로 11.73% 하락했습니다. 일산동구 역시 7.53% 떨어지며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같은 1기 신도시인 성남시 분당(-1.89%)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눈에 띄게 가파르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과천시(0.05%)의 경우 올해 하반기 반등을 시작한 뒤 올해 누계 기준으로 집값이 되레 올랐다는 점과도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일산 서구와 동구는 올해 9월 들어서야 아파트 가격이 상승 전환했는데요. 하지만 10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각각 0.02%와 0%를 기록하며 눈에 띄는 반등 흐름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2023년 월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일산과 분당, 평촌 등 1기 신도시는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조성된 터라 아무래도 도시가 노후화했는데요. 하지만 분당의 경우 인근 판교 테크노벨리 등 일자리가 크게 늘면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됐습니다. 반면 일산은 일자리 증가에 따른 수요는 없는 편입니다.

결국 일산의 경우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주를 이루는 이른바 '베드타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런 흐름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인근에는 고양 창릉에 3기 신도시까지 들어설 예정인데요. 이 지역이 서울과 더 가깝다는 점에서 얼마 되지 않은 일산의 수요가 고양 창릉으로 빠질 가능성까지 점쳐집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일산의 경우 서울과 거리상으로도 먼 데다 일자리 등에 따른 고정 수요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며 "여기에 더해 서울과 더 가까운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수요를 뺏기는 흐름까지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GTX 개통·신도시특별법 등 약발은?

일산은 지난 2020~2021년에는 집값이 급등한 바 있는데요. 부동산 활황기였고 GTX 개발 호재까지 겹친 영향입니다. KB부동산 통계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2021년 한 해에만 일산 동구는 31.1%, 서구는 27.5% 오르며 주목받았습니다.

당시 분당이나 과천, 하남 등 경기도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연간 10%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21년 일산 집값이 다소 과하게 올랐다는 점에서 최근의 하락세가 수년 전 생겼던 거품이 빠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여기에 더해 추가적인 호재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도. /그래픽=비즈워치.

다만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GTX-A 노선 개통 이후에는 집값이 어느 정도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윤 위원은 "GTX 같은 교통 호재의 경우 통상 개통 이후 집값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당장은 큰 영향이 없긴 하지만 주민들이 직접 GTX 이용해 출퇴근을 하다 보면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밖에 1기 신도시 특별법도 일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앞서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지난 2월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후 3월에는 여당이 국회에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요. 다만 국회에 계류한 채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점차 기대감이 사그라드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분당의 경우 일대에 주택 공급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재건축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만 일산의 경우 인근에 땅이 많고 고양 창릉 신도시가 생기는 등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GTX가 개통하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확장성이 떨어지는 경기도 북부 지역의 한계 등으로 수요가 크게 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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