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8년간 지켜본 밭…'품질관리 명가' KGC인삼공사 계약재배 이렇게 한다
외부 인삼 유입 방지에 심혈…운반 상자·트럭 별도 밀봉도
[횡성=뉴시스]주동일 기자 = "검사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안하지. 인삼이 땅속에만 있으니 어떤지 알 수가 있나."
지난 25일 강원도 횡성군에서 인삼밭을 운영하는 경작인 이명우씨는 6년 동안 공들인 인삼밭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씨는 정관장을 운영하는 KGC인삼공사에 계약재배 방식으로 인삼을 제공한다.
이날 수확한 인삼을 키우는 데에 KGC인삼공사와 이씨가 들인 기간은 8년. 땅을 관리하는 예정지 기간 2년과 인삼을 키우는 6년을 더한 시간이다. KGC인삼공사 직원들은 매년 계약재배 농가를 직접 방문해 함께 밭을 관리하고, 검사를 거쳐 인삼을 구매한다.
KGC인삼공사가 진행하는 안전성 검사는 유해물질 검출 등 430여가지다. 땅에 심기 전부터 진행하는 이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인삼은 구매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KGC인삼공사에서 발행한 인삼 성적서는 해외시험인정기관의 공인성적서와 동등한 국제효력을 갖는다.
이씨는 "검사를 자주하는 게 가끔 불편하더라도 그걸 보면서 우리도 연구할 수 있으니 오히려 좋다"며 "시중 단가도 좋은 편이고, (KGC인삼)공사에서 태풍 때 배수로를 어떻게 관리할지, 이런 종은 어떻게 키울지 등 많은 지원을 해준다"고 말했다.
검사를 모두 통과한 이씨가 이날 수확할 인삼은 자경종이다. 국내에 가장 잘 보급된 대표적인 인삼 품종이다.
KGC인삼공사 직원(수확입회원)들은 수확 당일에도 첩보영화를 떠올릴 정도로 꼼꼼하게 현장을 확인했다. 수확 현장이 농가와 계약한 밭이 맞는지, 수확 진행자가 밭 주인이 맞는지, 외부로 인삼을 유출할 수 있도록 숨긴 땅은 없는지 등을 체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KGC인삼공사의 프로그램을 거친 인삼이 아닌 외부 인삼이 유입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이날 참여한 KGC인삼공사 직원들은 밭이랑의 길이와 수까지 하나씩 세면서 중간에 늘어난 두둑이 없는지 확인했다.
경작인이 수확동의서에 서명하고 나면 인삼을 수확하기 시작한다. 수확기가 밭이랑을 따라 지나간 자리는 땅에서 갓 뽑힌 인삼들로 노랗게 뒤덮였다.
KGC인삼공사 직원들은 인삼을 담을 상자에 바코드가 붙어있는지, 총 몇 박스가 준비됐는지도 확인했다. 외부 인삼이 출처를 알 수 없는 상자에 담겨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밭 한편엔 '선삼장'이 설치됐다. 썩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인삼들을 빼내는 곳이다. KGC인삼공사 직원들은 중간에 유입되는 인삼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비교적 높은 곳들을 중심으로 쉴 새 없이 돌아다녔다.
선삼장에서 걸러낸 인삼들은 바코드가 표기된 상자에 담긴 뒤 KGC인삼공사만의 색으로 만든 케이블타이로 묶는다. 철저한 안전성 검사를 받지 않은 인삼이 들어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정해지지 않은 케이블타이로 묶은 상자는 걸러낸다. 상자를 담은 트럭의 컨테이너까지 직원이 직접 서명한 전용 케이블로 밀봉한다.
트럭이 출발하면 KGC인삼공사 직원들은 자신들의 승용차로 트럭 뒤에 바짝 붙어 따라간다. 그렇게 정관장 인삼구매장에서 입고 과정을 거쳐 원료 확인 직원에게 전달되는 것까지 보고 나서야 이들의 임무가 끝난다.
KGC인삼공사는 인삼의 수확철인 9~11월이 되면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정관장 계약재배 인삼밭에 배치한다. 이런 철저한 원료관리를 통해 신뢰성과 안전성을 담보하고 있다.
수확입회원으로 배치된 본사 직원은 적게는 일주일 가량, 계약재배 인삼밭 주변에서 모텔 생활을 하며 6년근 정관장 인삼을 지켜낸다. 수확입회는 1950년대 전매청 시절부터 70여년간 내려온 KGC인삼공사만의 전통이다.
한편 KGC인삼공사는 고품질 청정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것이 기업 경영의 사활을 가르는 핵심 역량이라고 판단해 농가와 100% 계약재배를 맺는 차별화된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인삼은 기후와 토양 등에 매우 민감해 생육환경을 잘 맞추고 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재배가 까다로워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농가와 계약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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