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정관장 6년근 홍삼의 원천은…"8년 동안 430가지 안정성 검사"
원주공장 스마트팩토리로 균일한 품질 관리 가능
(원주=뉴스1) 신민경 기자 = "이 박스는 뭡니까. 여기에 사인해 주세요. 박스는 바코드 확인하기 전 내리지 말아 주세요."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의 한 인삼밭에는 이른 오전부터 20여명 인부들이 모여 있었다. 고랑만 지나가면 인삼을 쑥쑥 뽑아주는 대형 트랙터와 스무명이 넘는 일손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수확을 시작할 순 없었다. KGC인삼공사 직원들인 수확입회원 검열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확입회원이란 KGC인삼공사와 계약을 맺은 인삼밭 수확 검열을 담당하는 공사 직원이다. 수확 현장에서 계약재배 시스템으로 키운 인삼밭이 맞는지, 외부에서 유입된 인삼은 없는지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25일 오전 6시25분 약 3305㎡(1000평) 규모 안흥면 인삼밭에서는 만난 수확입회원 양경모 인삼공사 글로벌본부 대리는 밭 규모와 둑 갯수를 세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정관장 제품은 100% 계약재배로 매수한 인삼을 사용한다"며 "유입·유출을 막기 위해 기존 계약한 57고랑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GC인삼공사에서 까다롭게 관리한 수삼 원료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정관장에 사용하는 수삼은 2년 동안 관리된 토양에서 재배된다. 이후 인삼을 재배하는 6년 연간 430여 가지 시료를 채취하며 수삼을 관리한다.
수확입회는 1950년대 전매청 시절부터 70여년간 내려온 KGC인삼공사 전통이다. 철저한 원료관리를 통해 정관장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담보하고 있다.
인삼공사 계약생산 품질보증 프로세스는 '사전검증-계약-생산관리-품질검증-구매' 총 5단계다. 단계별로 중점적 관리를 통한 고품질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해준다.
20여분간 수확입회원 검열이 끝나자 "수확 하세요"라는 공지가 현장에 떨어졌다. 그제야 대기하고 있던 트랙터가 가동하면서 인삼을 수확했다.
25년간 인삼 농사를 지으며 인삼공사와 계약재배를 맺어 온 이명우씨(69)는 "깐깐하기로는 인삼공사 따라갈 데가 없다. 8년 동안만 430여 가지가 넘도록 인삼 검사를 진행한다"며 "토양검사·시료 채취 등 검사를 끝내고 결과를 기다릴 때면 잠도 설칠 정도로 긴장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인삼공사와 계약을 맺어 온 이유는 신뢰 때문이다. 이씨는 "인삼은 예민한 작물이라 기후변화에 병들기가 쉽다"며 "폭우·폭설·태풍 등을 수시로 체크해 재배 대응방법을 알려주면서 재배에 성공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삼은 땅 밖으로 나와서야 그 결과를 볼 수 있어 캐기 전까지 노심초사 잠을 못 이룬다"며 "KGC인삼공사와 잘 협력한 덕분인지 농사 결과에 아주 흡족하다"고 평가했다.
KGC인삼공사 계약재배 형식은 농민들에게 금전적인 부담을 덜어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씨는 "인삼 농사는 6년동안 키운 다음 물건을 팔기 전까지 대금을 받을 수 없다"며 "6년이라는 긴 농사 기간 동안 농사에 드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농민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KGC인삼공사와 계약재배를 맺으면 계약금, 중도금을 중간에 정산받을 수 있어 농사를 지으면서도 금전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며 "또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안흥면 밭에서 수확한 5.4톤의 인삼은 강원도 원주 '정관장 고려인삼창 원주공장'으로 이동한다. 정관장 원주공장은 세삼→증삼→건조→추출·농축→병입·포장 등 단계별 홍삼제조과정에 자동화 공정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다.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최첨단 이물질 검출기, 초고속 파우치 충전기, 저손상 수삼세척기 등 첨단 장비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인삼을 세척하는 '세삼' 단계에서부터 자동화 설비가 활용된다. 세삼은 2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데 우선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한 수삼을 저수조에 담근 후 물의 회전력으로 수삼 표피 흙과 먼지, 큰 입자들을 세척한다. 세척기 노즐에서 자동분사되는 고압 살수로 작은 이물과 좁은 틈새 흙까지 말끔하게 씻어낸다.
인삼을 찌는 '증삼' 과정에서는 KGC인삼공사가 자체 개발해 특허출원까지 마친 설비가 활용된다. '연속형 설비'다. 인삼공사는 제조장비 내부에 스파이럴 컨베이어를 설치하고 수삼을 나선형으로 순환 이동시켜 증삼 및 건조공정이 연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수삼이 나선형으로 이동할 때 각 구간마다 단계별로 온도를 올릴 수 있어 급격한 온도 상승에 따른 균열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생산 능력 향상을 위한 '델타로봇'도 도입하며 스마트 공장 면모도 갖추게 됐다. 로봇은 △최대 100만포까지 홍삼 배합액을 파우치에 담을 수 있는 충전설비 △시간당 최대 3만6000포까지 살균이 가능한 후살균처리 장치 △시간당 최대 2만2000포 제품 포장 등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가장 큰 장점은 품질 관리다. 조찬기 KGC인삼공사 원주공장장은 "공정 현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피드백도 빠른 시간 내 이뤄질 수 있다"며 "스마트팩토리로 누적하는 데이터도 관리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누적 데이터는 생산 효율 향상 방향을 분석하는 자료로 사용된다. 현재 원주공장은 스마트팩토리로 효율성 향상 노력을 지속한 결과 KGC인삼공사 충남 부여공장 제조 인력 3분의 1 규모로도 동일한 생산 결과를 낼 수 있다.
조 공장장은 "스마트팩토리가 변수를 찾아 최적의 발전 방향 제시를 하는 딥러닝 기술은 아직 부족하지만 분석을 통해 재적용하는 단계까지 도입한 상황"이라며 "지속해서 노력해 최고 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원가로 적기·적량 공급해 고객 건강과 행복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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