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운영비는 기밀”이라는 공기업들…뭐가 켕기길래?

동호회 운영비·외부강사료 등
사소한 비용마저 모두 비공개
“공기업 운용 투명성 제고해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사진 = 연합뉴스]

공공기관이 경영 투명성을 위해 공시해야 하는 주요 경영정보를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다. 해당 기관들은 영업상 비밀을 내걸고 동호회 운영비, 외부강사 수당 지급 규정 등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4개 공공기관은 총 53개의 내규를 공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엔 임금피크제, 연차 유급휴가 저축제, 동호회 운영 등에 관란 내부 지침이 포함됐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외부인에 지급한 강사료를 공시하지 않은 이유로 ‘경쟁기관에 대한 경쟁력 약화’를 들었다. 이종배 의원실에서 입수한 공단의 외부 강사료는 시간당 10~15만원이었으나 장·차관 출신 등 ‘S등급’으로 분류된 인사에 대해서는 상한액 규정이 없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서는 사내 동호회 운영 보조금으로 분기별로 1인당 3만원씩 지급하고 있었으나 이런 규정조차 비밀에 부쳤다. 또 한국벤처투자는 투자·리스크 관리 규정 등 17개 내규를 비공개로 하고 있으며 국국정감사 자료제출 요구도 거부했다고 이 의원실은 지적했다. 기술보증기금 역시 새출발기금 구상채권의 특별매각 기준 등 23개 내규를 비밀에 부쳤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정관, 지침 등 내규는 ‘알리오’에 공시해야 하는 사항이다. 비공개도 법률상 가능하지만 기관 경영에 영향을 줄 우려가 없는 내규조차도 비공개로 돌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창업진흥원,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은 모든 내규를 알리오에 공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법으로 공공기관 경영정보를 공시하도록 한 것은 대국민 서비스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꼭 보안이 필요한 내규가 아니면 국민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