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모나미가 먹여 살리는 3세 송재화의 티펙스

신성우 2023. 10. 26. 07: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견기업 진단] 모나미⑥
모나미 물류센터 운영…내부거래 80% 넘어
한 해 많게는 11억 연속흑자…잉여금 40억
신사업 화장품 성과 따라 벌이 ‘Up’ 가능성

오너 3세 후계자가 떡하니 1대주주로 자리 잡고 있는 물류업체, 이유는 뻔하지 싶다. 계열사의 차고 넘치는 일감이 돈이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고, 이는 대(代)물림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국민 볼펜 ‘모나미 153’으로 잘 알려진 중견 종합문구업체 모나미(MONAMI)의 3대(代) 세습 작업에 관한 한, ‘티펙스(T-Pex)’는 그런 존재다. 모태기업이자 주력사 ㈜모나미가 먹여 살리다시피 하는 데 돈이 안 벌리는 게 더 이상하다. 

3세 송재화, 유일하게 이사회 멤버

모나미의 송하경(64) 회장이 후계승계 카드로 티펙스를 준비하기까지의 과정은‘[거버넌스워치] 모나미 ⑤편’에서 상세히 언급했다. ㈜모나미의 2008년 2월 티펙스 설립 1년만의 지분(80%) 매각 뒤 오너 모자(母子)의 등장으로 요약된다. 3대 후계자인 장남 송재화(36) ㈜모나미 상무가 현재 지분 50%, 부인 홍의숙(64)씨가 49.5%를 소유 중이다.  

모자 소유를 확인시켜 주기라도 하듯이 변함없이 경영에도 직접 손을 대고 있다. 3명의 이사진 중 대표를 제외하면 이 둘 뿐이다. 특히 송 상무는 티펙스 말고는 ㈜모나미를 비롯한 9개(국내 6개․해외 3개) 계열 중 이사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곳이 전혀 없다. 

티펙스는 현재 화물운송 및 창고보관업 말고도 가지가지하지만 역시 메인은 물류다. 2009년 12월 이후 문구․사무용품․생활용품 등도 판매한다. 2019년 6월 ‘올포원’을 흡수합병한 뒤로는 경기도 이천시의 승마스쿨도 운영하고 있다. 

‘⑤편’에서 얘기한 대로, 티펙스는 2008년 2월 설립과 함께 원메이트(옛 모나미컴퓨터시스템·2012년 12월 ㈜모나미에 흡수합병)로부터 물류사업을 넘겨받아 경기도 안성시의 모나미 매산리 물류센터를 운영해왔다. 

지금은 인근의 모나미 당목리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2012년 말 통합한 원메이트가 소유했던 매산리 센터를 ㈜모나미가 2018년 8월 38억원을 받고 개인에게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티펙스가 2020년 10월 본점을 당목리로 옮긴 이유이기도 하다. 

티펙스 최대주주 변동
티펙스 기업개요

㈜모나미 덕에 3세 티펙스 주식가치↑

티펙스는 총자산 119억원(2022년)으로 기업 볼륨이 아직은 얼마 안된다. 현 모나미 6개 국내 계열사 중 ㈜모나미 본체(1660억원), 항소(476억원)에 이어 문구류 부품업체 플라맥스(121억원) 급이다. 

하지만 띄엄띄엄 볼 곳이 아니다. 서서히 알짜로 변신 중이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범위로, 2018~2022년 매출 49억~85억원에 흑자를 거른 적이 없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첫 해에만 주춤거렸을 뿐 순이익으로 한 해 많게는 13억원, 연평균 5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익잉여금이 40억원 쌓여있다. 자본금 2억원에 자기자본이 36억원이다. 

이렇다 보니 원래는 ㈜모나미가 주인이었지만 송 상무에게 흘러들어간 티펙스 보유주식의 가치가 뛰었을 것은 뻔하다. 비결이 뭐냐고 묻는 것은 불필요한 사족이다. 역시나 주력사 ㈜모나미의 공이 지대하다. 

아니나 다를까 수치로도 확인된다. ㈜모나미가 5년간 티펙스에 지불한 매입 및 기타 비용이 41억원~71억원이다. 매년 티펙스 전체 매출의 거의 80%를 웃돈다. 전체 계열(㈜모나미 연결기준)로 확장하면 42억~84원이다. 

한데, 앞으로는 이게 다가 아닐 수 있다. 모나미가 201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승부수로 뛰운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사업에 비밀이 감춰져 있다. 

티펙스, (주)모나미 매출비중

화장품 新사업, 티펙스에 돈 될까 

㈜모나미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소재 현 사옥 바로 앞에 위치한 토지(1만3554.8㎡)와 건물(3808.7㎡)을 매각한 때는 2021년 9월이다. 대가로 83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이를 재원으로 인근 처인구에 222억원을 투자해 작년 11월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이어 올해 1월 ㈜모나미가 51억원을 출자해 모나미코스메틱를 설립, 회장품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흥미로운 점은 다음이다. 이곳에는 모나미코스메틱 공장 외에 물류센터도 위치한다. 즉, 현재 모나미 처인구 센터(용인지점)를 운영하고 있는 곳도 티펙스다. 따라서 화장품 사업이 기대대로 안정 궤도에 오르면 물류 수요도 당연히 많아지고, 티펙스에 돈이 될 게 뻔하다. 

현재 송 상무는 계열 지주사격인 ㈜모나미 지분이 1.87%다. 고(故) 송삼석 창업주 내외의 2015년 6월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증여와 2022년 9월 주식 상속에 기인한다. 다른 오너 3세들 보다는 앞서지만 아직은 지배기반이라고 할 것 까지도 없다. 

걱정할 건 못된다. 티펙스가 이렇듯 송 상무의 경영권 승계 지렛대로서 아쉽지 않을 만큼 더 진화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부친의 지분 증여 등에 대비한 자금으로 활용되든, 우회적인 지분 보강에 활용되든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점쳐진다는 뜻이다.

모나미 오너 3세 (주)모나미 소유지분
모나미 지배구조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