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후보→4위로 PS 진출→PO행’ 공룡군단이 써내고 있는 짜릿한 반전 드라마 [MK초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10.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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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군단 NC 다이노스의 상승세가 거세다. 개막 전 꼴찌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이를 비웃듯 포스트시즌에 나선 것은 물론, 연이어 난적들을 격파하며 플레이오프행 티켓까지 따냈다.

NC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SSG랜더스를 7-6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0을 만든 NC는 2위 KT위즈의 파트너로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됐다.

너무나 값진 성과다. 개막 전 주축 선수들이었던 양의지, 노진혁, 원종현 등이 자유계약(FA)을 통해 각각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로 떠난 NC는 유력한 최하위 후보로 꼽혔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결승포를 때려낸 NC 마틴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NC 선수단.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부상 악령도 끊이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이 부상으로 지각 데뷔했으며, 마찬가지로 부상에 시달렸던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삼성 라이온즈)는 늦게 모습을 드러낸 뒤 부진으로 방출됐다. 여기에 국내 주축 선수들도 돌아가며 부상에 시달렸지만, NC는 흔들리지 않았다. 초반부터 상위권을 마크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투수진의 공이 컸다. 에릭 페디(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가 리그를 호령하는 슈퍼 에이스로 자리잡은 가운데 이용준(3승 4패 평균자책점 4.30), 이재학(5승 5패 평균자책점 4.54), 최성영(5승 4패 평균자책점 4.86) 등 기대를 받지 못하던 자원들이 선발진에 공백이 생길 때마다 제 몫을 해냈다. 와이드너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중반 합류한 태너 털리(5승 2패 평균자책점 2.92) 역시 무난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 밖에 초반 부진을 이겨낸 신민혁(5승 5패 평균자책점 3.98), 송명기(4승 9패 평균자책점 4.83)가 전천후로 활약했으며, 마무리 이용찬(4승 4패 29세이브 평균자책점 4.13)과 더불어 김영규(2승 4패 24홀드 평균자책점 3.06), 류진욱(1승 4패 22홀드 평균자책점 2.15) 등으로 구성된 불펜진도 견고함을 자랑했다. 그렇게 NC는 강력한 투수진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올해 KBO리그를 지배한 ‘슈퍼 에이스’ 페디. 사진=김영구 기자
손아섭은 올해 빼어난 타격 실력은 물론이고 리더십까지 발휘하며 NC의 호성적을 이끌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타선에서는 단연 손아섭이 빛났다. 올 시즌 5홈런 65타점과 더불어 타율 0.339(551타수 187안타)를 작성, 데뷔 첫 타격왕과 네 번째(2012년, 2013년, 2017 2023) 최다 안타왕에 오른 그는 박민우(타율 0.316 46타점 26도루), 박건우(타율 0.319 12홈런 85타점) 등 다른 베테랑 선수들과 NC의 공격을 이끌었다.

타고난 리더십으로 주장의 중책을 맡았던 손아섭은 또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그 결과 김주원(타율 0.233 10홈런 54타점), 서호철(타율 0.287 5홈런 41타점) 등이 여러 차례의 시행 착오 끝에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사령탑 강인권 감독의 부드럽지만, 강단있는 지도력까지 더해지며 NC는 여러 차례 위기에도 하위권으로 쳐지지 않는 강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다만 정규시즌 마무리는 좋지 못했다. 최종일까지 SSG와 3위를 놓고 맞붙었으나, 16~17일 광주 KIA 타이거즈 2연전을 모두 내주며 4위에 머물렀다.

이런 와중에 16일 경기에서 고종욱의 타구에 팔을 맞은 페디마저 전열에서 이탈하며 NC는 다소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가을잔치에 나서게 됐다. 5위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제치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 가능성이 높게 제기됐던 이유다.

“나는 진심으로 너희들이 자랑스럽다”는 손아섭의 ‘명언’과 함께 가을야구에 나선 NC. 캡틴의 진심이 전해졌을까. 부담감이 덜어진 이들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보기좋게 이러한 예상을 깨뜨렸다. 특히 예기치 못했던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가을야구 첫 경험을 하고 있는 서호철(4타수 3안타 1홈런 6타점)과 김형준(5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김주원(4타수 2안타 2타점) 등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NC의 14-9 완승을 견인한 것.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다툼의 승자’ SSG를 만나자 NC의 돌풍은 더욱 거세졌다. 선발투수 신민혁(5.2이닝 4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의 역투 및 8회초 대타 결승 2점포의 주인공 김성욱(1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의 수훈에 힘입어 1차전을 4-3으로 잡아낸 NC는 2차전에서도 7-3 승전고를 울렸다. 이번에는 손아섭(4타수 2안타 1타점), 박건우(5타수 3안타 2타점) 등 베테랑들이 일궈낸 성과물이었다.

이후 기세가 오른 NC는 이번 3차전마저 결승 3점 아치를 그린 마틴(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의 활약과 불펜진의 릴레이 호투에 힘입어 7-6 승리로 장식, 플레이오프행 티켓과 마주하게 됐다. 아울러 포스트시즌에서 패배 없이 4연승으로 이 위치에 도달한 NC는 어느정도의 휴식 시간도 얻게 됐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오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다.

‘거침없이 가자’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올해 정규리그는 물론, 가을야구에서도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NC. 이들의 시선은 이제 더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나고 강인권 감독은 “선수들이 체력적이나, 정신적으로 피로도가 높을 것 같다. 다행히 휴식시간을 조금 벌었으니,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KT와의 시리즈도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3.2이닝)에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작성, 시리즈 MVP를 수상한 김영규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며 “(KT 타선이) 한 방도 있고 쉬어가는 타순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팀 투수들도 좋다. 자신감 있게 공격적으로 던질 생각이다. 우리가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더 열심히 플레이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데일리 MVP의 주인공 마틴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은 큰 도전 과제다. 이룰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선수단 모두 우승할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슈퍼 에이스 페디도 플레이오프에는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강 감독은 “변수가 생기지 않으면 페디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투수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인권 감독 특유의 부드럽지만 강단있는 지도력은 가을야구 들어 NC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슈퍼 에이스 페디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할 전망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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