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 믿을 수 있나요?”

윤성철 2023. 10. 26.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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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항노화바이오헬스산업체험박람회’ 특강- 성경탁 교수(비뇨의학, 창원한마음병원)

"PSA(전립선 특이항원) 수치가 7 이상 나오는데, 전립선암도 아니고 비대증도 아니라 하네요"

한 중년 직장인이 하소연한다. "PSA가 10을 넘어 (경직장)초음파로 전립선 조직 검사까지 받아봤지만 원인을 못 찾아 6개월마다 계속 검사만 받는 어정쩡한 상태가 벌써 몇 년 째"라는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자의 천적' 전립선암.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선 이미 남성 암 1위다. 우리나라에서도 폐암, 위암에 이어 남성 3대 암. 매년 6%씩 환자가 늘어난다. 그 속도가 빨라 위암을 제치고 곧 2위로 등극할 태세다.

전립선암이 진행되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血尿), 소변을 보지 못하는 요로 패혈증(尿路 敗血症), 신장 기능을 상실하는 신부전(腎不全), 뼈에 암이 옮겨가는 골전이(骨轉移)까지 상태가 점점 나빠진다. 초기에 잘 치료 받으면 5년 생존율이 거의 100%에 이르지만, 그렇지 못해 사망으로 이어지는 치명률도 아직 2.9%(2022년, 국가암정보센터)에 이른다.

암까진 아니지만, 전립선 비대증도 남성들에겐 큰 위협이다. 40대부터 생기기 시작해 60대는 60%, 70대는 70%로 발병률이 확 늘어난다. 그만큼 흔하다. 한번 생기면 대개는 낫지 않고, 계속해서 나빠지기만 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엔 20대, 심지어 10대인데도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제법 많다. 20대의 전립선 질환 발병 증가율만 연평균 10%가 넘는다.

전립선 질환에 많은 쓰는 PSA 검사... 전립선암 진단에는 PHI 검사

전립선암과 비대증을 진단하는 가장 대중화된 혈액검사가 바로 PSA(Prostate Specific Antigen). 정상은 0~4ng/mL. 이게 2회 이상 정상 수치를 벗어나거나, 계속해서 상승하는 경우는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10ng/mL 이상 되면 이미 위험하다는 신호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있다. PSA가 남자 전립선 조직엔 잘 반응하는 특이적 성격을 보이나, 암(종양) 자체엔 특이적이지 않다는 것. PSA 수치만으론 암인지, 비대증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암인가 싶었는데, 실제론 비대증, 전립선염, 전립선 경색 등으로 나타나는 것은 그 때문.

그래서 대안으로 최근 주목하는 게 '전립선 건강 지수'(PHI, (prostate health index)다. 전립선 MRI(자기공명영상) 정밀검사도 도움이 된다.

PHI는 PSA와 마찬가지 혈액검사이긴 하나 전립선 암 진단 정확도는 더 높다. 계산 방법이 복잡하지만, 전립선 암에 대한 민감성은 더 높다. PHI 27 이하면 암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고, 55 이상이면 암 가능성이 50%를 넘는 것으로 평가한다.

창원한마음병원 성경탁 교수(비뇨의학과, 전립선비뇨센터)는 "PHI는 전립선 암 위험을 더 정확하게 계층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주기적인 정밀 관찰을 해보자고 하는 저위험군(群)과 전립선 조직검사 및 수술이 필요한 고위험군으로 잘 나눌 수 있다"는 얘기다.

전립선 MRI도 초음파 등으론 찾기 어려운 작은 종양까지 감지할 수 있다. 의심스러운 영역만 추출해내는 '표적 생검(生檢)'도 가능하다.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데 유용하다.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최근엔 로봇수술이 적합하다. 성 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전립선 절제술(RARP)은 전립선 암 치료를 혁신적으로 바꾼 첨단 수술 기법"이라며 "전립선을 정밀하고 최소 침습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술을 둘러싼 여러 장점이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 비뇨기 로봇수술 대가에게 듣는 전립선 암과 비대증 치료법

남성의 배뇨 기능과 성 기능을 온전하게 되살리는 미세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 전립선 주변 조직과 신경을 잘 보존할 수 있어서다.

그는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것뿐 아니라 암 재발률을 낮추고, 다른 합병증 발생 위험도 줄여준다는 결과가 여러 연구에서 나왔다"고 했다.

사실 성 교수는 우리나라 비뇨기 로봇수술의 대가. 미국 의대 명문, 클리블랜드(Cleveland Clinic Foundation)에서 6년간 첨단 기법들을 두루 익힌 후 돌아와 동아대병원 교수가 됐다. 2002년 싱가포르에서 전립선 암 로봇수술을 시연해 보였다. 그게 아시아 최초 케이스였다.

[사진=성경탁 교수]

그로부터 20여년이 흘러 그에게서 로봇수술을 받은 전립선 암 환자만 1200명이 넘는다. 전립선 비대증이나 요로 결석, 배뇨 장애 환자는 셀 수도 없다. 현재 아시아비뇨로봇수술학회 학회장.

'2023 항노화바이오헬스산업체험박람회'... 부울경 6명 베스트 닥터 특강

그 성경탁 교수가 내달 2~4일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리는 '2023 항노화바이오헬스산업체험박람회' 특설무대에서 우리나라 남성들이 피해가기 어려운 전립선 질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진단과 치료의 최신 트렌드도 알 수 있다.

"모든 암은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이죠. 예후도 좋기 마련이고요. 전립선암 도 조기에 진단하면 완치가 가능합니다."(성경탁 교수)

한편, 이번 '박람회'엔 그의 특강을 비롯, 3~4일 이틀간 부울경 6명 베스트닥터들이 나온다. 평소 궁금했던 질환들에 대해 보고, 듣고, 묻는 특별코너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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