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바이오산업 육성… 정부 뒷짐 속 펀드 '무소식'
[편집자주]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2022년 초부터 이어진 바이오 투자 한파에 자금이 마르고 있어서다.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은 임상을 중단했다. 변제금은 고사하고 이자를 낼 돈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업계는 마중물로 정부 지원 펀드를 기다린다. 2년 가까이 이어지는 '투자 보릿고개'를 넘어서야 하는 바이오 업계를 살펴봤다.
①'노 머니' 바이오… "투자자 없나요?"
②기관도 외면하는 바이오… 결국 돈줄은 '개미'?
③말로만 바이오산업 육성… 정부 뒷짐 속 펀드 '무소식'
바이오업계로 향하는 민간 투자가 원활하지 않으면서 정부가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잇따라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계획을 내놨지만 업계 체감 정도는 크지 않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지난해 7월 신약개발을 위한 K-바이오백신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올 상반기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뒤 2025년까지 1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당시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대감은 높았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가운데 당초 제시한 상반기 펀드 조성은 이뤄지지 않았고 연내 '1호' 펀드 출범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복지부와 국책은행(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을, 민간 기업이 3000억원을 투자하는 총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우선 조성하기로 했는데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펀드 조성이 미뤄져서다.
펀드 운용사 중 한 곳인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 6월 말 펀드 운용권을 반납하며 프로젝트 지속에 큰 암초를 맞기도 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복지부로부터 향후 1년 동안 정부가 진행하는 출자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징계안을 감수했다.
또다른 펀드 운용사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당초 목표로 한 25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지난 8월31일부터 9월15일까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빈자리를 메울 K-바이오백신 펀드 운용사 선정 공모를 진행했다. 지난 20일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선정했는데 지금까지 1116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우선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11월 중으로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고 12월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구호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행동에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신약개발의 마중물로 삼으려는 K-바이오백신 펀드의 민간 참여가 저조했다면 정부가 직접 펀드 조성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보건복지부에서는 펀드를 만들어서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이제 약간 공염불이 돼버려 기업으로서는 정부 정책에 신뢰를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지금처럼 민간투자자의 참여가 쉽지 않다면 해외 사례처럼 정부의 참여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도 이 같은 제약바이오업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지난 8월 내년도 바이오·디지털헬스 연구개발(R&D) 지원 예산을 올해 6967억원보다 834억원(12%) 늘어난 7801억원으로 편성했다. 내년도 전체 정부 예산에서 R&D 예산이 올해보다 13.9%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도외시하고 있지만은 않다는 시선도 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대해 세부적으로 잘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 예산을 살펴보면 '한국형 ARPA-H(아르파헬스)'에 495억원, 글로벌 공동 연구를 위한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에 604억원의 예산이 새롭게 배정됐다. 아르파헬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바이오헬스 분야 혁신 기술개발을 위해 약속한 것으로 알츠하이머병, 당뇨, 암 등의 분야 혁신 신약의 연구지원을 준비 중이다. 보안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에 초점을 맞춘 국방부의 첨단 연구 프로젝트 기관(DARPA)을 본떠 지난해 3월 설립됐다.
두 사업의 신설로 인해 추가된 1099억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R&D 예산은 감소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정부가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 산업의 연속성이 중요한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고 토로했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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