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유승호 “부산국제영화제도, GV도 처음…관객들에 감동받았다”[M+인터뷰①]

이남경 MK스포츠 기자(mkculture3@mkcult 2023. 10. 26.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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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인터뷰 사진=웨이브
유승호가 밝히는 ‘거래’ 속 준성의 심리
제대 이후 오랜만에 짧은 머리로 변신, 준성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친구’ 유수빈 납치 공범 김동휘와의 호흡은 어땠나

‘거래’ 유승호가 오랜만에 짧은 머리로 이미지 변신을 한 가운데 준성에 더욱 이입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들을 공개했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사옥에서는 웨이브 ‘거래’에 출연한 유승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거래’는 어제의 친구, 오늘의 인질, 내일의 공범! 순간의 선택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된 100억 납치 스릴러이다.

극 중 유승호는 민우(유수빈 분)를 우발적으로 납치하게 되는 친구 중 한 명인 준성 역을 맡았다. 재효 역의 김동휘와 똑같이 위기의 상황에 놓였지만, 납치극을 벌이는 중 다소 대비되는 성향을 보여주며 극의 몰입도와 재미를 더욱 끌어 올렸다.

무엇보다 갓 전역한 준성을 위해 유승호는 제대 후 오랜만에 짧은 머리로 변신했다. 갓 전역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한 유승호의 세심한 분석과 설정이 이번 작품에서 빛을 발했다. 그리고 딜레마에 빠진 20대 청년의 모습을 디테일하면서도 세밀하게 표현해내 김동휘와 함께 긴장감을 올리면서도, 스릴있는 납치극을 완성했다.

#. 유승호와의 일문일답
유승호 일문일답 사진=웨이브
Q. ‘거래’가 공개된 후 작품을 찾아 봤나. 직접 본 소감이 궁금하다.

A. 다 봤다. 내가 말하는 게 민망한데 재밌었다. 예를 들어서, 분장팀은 작품을 보면 분장이 잘됐나, 안됐나가 주로 눈에 들어오고, 두 번째부터 작품 전체를 보게 된다. 나 또한 연기를 잘했나, 못했나 초반에 이것만 봤다. 이후에는 그런 거를 다 잊고 내용 자체에 같이 빠져서 끝까지 보게 됐다. 이런 게 처음이어서 흥미로웠다.

Q. 짧은 머리로 변신했다. 현재는 머리가 많이 기른 상태이다. 또한 마초적인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던 욕심도 있었나.

A. 머리는 작년 12월에 밀었을 거다. 올해 초에 마무리 했고, 영양제 먹고 빨리 빨리 기르려고 했다. 5개월 만에 이만큼 길렀다. 마초적인 작품에 대한 욕심 같은 것들이 있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다른 배우분들도 마찬가지지만, 해보지 않았던 것. 작품에 대한 로망은 어느 배우든 다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범죄, 스릴러 장르에 호기심이 많이 있었다. 이 작품이 들어왔을 때 너무 기뻤다.

Q. 등장하는 장면부터 흡연신을 보여주고, 기존의 볼 수 없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점도 흥미로웠다.

A. 처음에는 긴장하고 모니터링을 엄청 많이 했다. 또 한 편으로는 카메라에서 그동안 모니터링 해보지 않았던 그런 새로운 인물이 계속 보이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었다. 나에게도 새로운 모습이 있다는 게 재밌었다.

Q. 두 납치범 중 한 명은 빚이 많고, 한 명은 컨닝을 해서 퇴학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돈 때문에 우발적으로 친구를 납치하게 되는데 그 상황이 점점 꼬이고 꼬인다. 오히려 더 나빠지는 상황이 된다. 이런 상황적인 요소가 시청자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극이 더 재밌어진다. 이를 위해 어떤 부분들을 신경을 썼을까.

A. 처음에 주요 배우분들과 감독님과 모여서 한 이야기가 ‘배우가 혼자 느껴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만 보고 즐기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도 같이 입문시켜서 같이 모든 사람을 데리고 가야 한다’였다. ‘과연 어떻게 납득시킬까?’가 첫 번째 풀어야 할 문제였다. 우리가 설정한 건, 과거의 이야기가 처음에는 막 비춰지지 않아서 납득이 어려웠을 거다. 이후 재효의 과거의 히스토리를 알면서, 납득을 하는 과정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였다. 그런데 내 역할은 준성이니까 고민을 많이 했다. (납치를) 말리는데 또 돈은 필요로 하는 상황이니까, 준성이의 상황을 잘 그려서 납득시켜야겠다 싶었다. 초반에 고구마가 될 수도 있었다. 이도저도 아니고 납치극이 진행되려고 하면 흐름을 깨고, 그런 모습들이 좀 보일 수 있는데, 무작정 ‘뭔가 답답해!’ 이런 식의 접근보다는 준성이가 옳고 그름의 순간에서 계속 고민하고, 최대한 이 납치극을 어렵겠지만, 잘 풀어가려는 모습을 조금만 더 공감해주시고 느껴보시면 그런 이해하거나 납득되는 부분은 조금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Q. 고민을 하지만, 어쨌든 범죄를 저지르는 역할이다. 범죄를 쫓거나 하는 것이 아닌 직접 범죄를 저지르는 역할을 해보며 해보지 않았던 역할에 대한 쾌감이 있었을지, 또 공범이었던 김동휘와의 호흡은 잘 맞았을지 궁금하다.

A. 본격적으로 납치극을 벌이는 거는 재효(김동휘 분)라는 인물이 주로 잘 해줬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이게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민우의 엄마 같은 역할을 했다. 조금 마음이 약한 납치범이었던 것 같다. 민우를 좀 챙겨주고 그런 모습들을 자주 보였다. 납치극이 쉽지가 않더라. 되게 감정적인 것도 되게 힘들었고, 몸 쓰는 것도 생각보다 많았고, 김동휘 배우와 연기하면서 좋았던 게 순발력있고 집중력 있는 배우였다. ‘먼저 이렇게 해보자’라고 건의를 많이 해줬고, 오히려 내가 김동휘 배우님한테 의지를 많이 했던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납치범들 안에서 선과 악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준성이가 선을 조금 담당하고, 재효가 악을 조금 담당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잘 만들어줘서 오히려 준성이의 선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똑똑하고 민첩한 배우였다.

Q. 준성이의 갓 전역한 느낌을 내려고 한 것 같다. 또 새 인생을 살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그런 20대 청년의 요소와 외적인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했을까.

A. 실제 군대에 있을 때 경험이기도 하다. 준성이까지는 아니지만, 고참들이 전역을 할 때 ‘진짜 나가면 새롭게 멋있게 잘 살아봐야지’라는 다짐을 다 하지 않나. 보통 전역을 할 때 ‘(이제는) 사회생활을 길게 할 건데 더 멋있게 살거야’ 하고 아예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가는 고참들도 있었다. 그런 모습이 준성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더라. 해결해야 할 더 큰 문제들이 있었다. 병원에서 재효와 이야기하는 신이 아버지를 다시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것들이 그걸 표현해주는 말 같다. 갓 전역하고 병장이지만, 남자분들이 봤을 때는 설명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이해를 해주실 것 같더라. 외적인 부분에서도 준성이를 표현해보려고 했다. 납치범들 간에 재효랑 준성이라는 인물들을 외적인 걸로 대조적인 모습을 가져가면, 그림이 재밌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해서, 머리를 조금 짧게 가져간 거도 있다. 감독님 의견도, 내 의견도 그랬다. 이야기를 할 때 ‘트랜스포팅’의 이완 맥그리거의 모습을 조금 참고했다. 좌충우돌 캐릭터는 아니기는 하지만, 20대의 어떤 철없는 선택을 하게 된 인물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런 모습을 참고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래’ 유승호 사진=웨이브

Q. ‘거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았다. 팬분들과 함께 관람하고 GV 등으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A. 부산국제영화제도 처음 가봤다. GV라는 것도 처음 해봤고, 앉아서 팬들과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GV를 하면서 느낀 거는 ‘관객분들이 생각보다 어떤 작품이나 배우나 감독님에 대해 진심인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혹은 ‘어떻게 보면 배우보다 감독님보다 더 고민하고 빠져드는 사람들이 분명히 더 있구나. 많구나’였다. 그 진심에 많이 놀랐고 감동 받았고, 되게 신선했다.

Q. ‘거래’는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이 더욱 쌓이고 쌓이면서 더욱 폭발적으로 드러난다. 이를 어떻게 준비했을까.

A. 중간에 재효한테 하는 대사에 ‘너는 민우가 뭐라고 생각하나’라고 할 때 재효는 ‘인질이다’라고 하지만 준성이는 ‘아니다. 친구이다’라고 한다. 인질극 전에 친구라는 걸 마음에 가지고 가는 인물이다. 준성이는 회차에 거듭될수록 화가 쌓인다. 이게 차 안에서 혼자 폭발한다. 결국 다음 회차에서 ‘빵’ 폭발하는 계기가 분명히 있을 거다. 그런 거에서 억눌러왔던 것이 준성이의 방식으로 표현이 될 거다. 그런 식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참고 참고 참다가 터지게 되는 이어나갔다.

Q. 20대 초반의 친구들이 우발적으로 펼치는 친구의 납치극이라는 이 상황에 공감했나. 위기에 처한 20대 청년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나.

A. 실제로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주위에 많이 물어봤다. (웃음) 납치를 물어본 게 아니라 단어적인 표현을 물어본 거다. 준성이가 ‘앰생’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자신을 표현을 하는데, 난 처음 들어봤다. 주변 친구들한테 실제로 이 단어를 쓰는지 물어봤다. 건너건너 이런 말을 쓰고 잘 아는지. ‘앰생 인생’이라는 뉘앙스를 내가 알아야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런 걸 친구들에게 물어봤고, 감독님한테도 물어봐서 표현을 했다. 어떤 끝이 없는 터널 같은 막막함이 제일 준성이가 처한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준성이는 끝이 없어도 계속, 군대에서도 그렇고 아빠와 약속한 게 있어서 끝이 없어도 달려가려는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다.

Q. 성장과 관련해,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도 있을 거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한 단계 한 단계 넘어서야 하는 부분도 있고. 그런 점에서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

A. 매일매일 그 마음이 있다. 매일매일 다짐을 한다. 좀 더 자연스러운 인간이 되고 싶고,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주변에 있는 것부터 그 마음만 가지고 있어서 이뤄지지가 않으니까. 그게 뭔지 모르고 아무것도 모를 것 같아서 뭐든 새롭게 해보고 도전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별 거 아닌 거도 바꿔보고 그렇게 계속 하고 있다. 뭐라도 되지 않을까. (웃음)

Q. ‘거래’는 유승호에게 있어 도전의 작품이었다. 이 작품을 하며 새롭게 발견한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A. 생각보다 일단 연기적인 면에서 이런 장르에 잘 빠져들었다. 걱정했던 부분 중 하나였다. 내가 이 역에 잘 탈 수 있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잘 탔고, 감독님, 배우들과 우정 같다. 인간적인 우정도 쌓았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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