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머니' 바이오… "투자자 없나요?"
[편집자주]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2022년 초부터 이어진 바이오 투자 한파에 자금이 마르고 있어서다.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은 임상을 중단했다. 변제금은 고사하고 이자를 낼 돈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업계는 마중물로 정부 지원 펀드를 기다린다. 2년 가까이 이어지는 '투자 보릿고개'를 넘어서야 하는 바이오 업계를 살펴봤다.
①'노 머니' 바이오… "투자자 없나요?"
②기관도 외면하는 바이오… 결국 돈줄은 '개미'?
③말로만 바이오산업 육성… 정부 뒷짐 속 펀드 '무소식'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가 지난 3월31일 주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날은 셀리버리의 2022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감사인의 의견 거절로 주식거래가 정지된 뒤 열린 정기주주총회 날이었다. 2021년 한때 10만원선까지 올랐던 셀리버리의 주가는 거래정지 직전 6000원대까지 떨어졌다. 뿔난 주주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고 조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에 조 대표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읍소했다.
6개월이 지난 현재 셀리버리는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보유 토지와 건물, 기계 등 규모만 233억원에 이른다. 개발 중이던 신약 후보물질 9개 중 6개에 대한 연구개발을 중단했다. 2018년 상장 이후 해마다 적자가 이어졌고 자회사(리빙앤헬스)를 통해 진출한 화장품 사업은 실패했다. 셀리버리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자본잠식률은 20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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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료 벤처 업체에 대한 투자금은 3665억원으로 전년 동기(6758억원) 대비 45.8% 감소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조1033억원, 2020년 1조1970억원에 이어 2021년 1조1677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1조1058억원으로 주저앉더니 올해까지 줄고 있다. 투자가 줄고 있다는 것은 바이오 업계의 위기를 의미한다. 뚜렷한 매출처가 없는 바이오 기업은 투자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최근엔 투자자가 바이오 기업과 맺은 계약을 파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월11일 항체치료 신약 개발기업 파멥신의 매각이 무산됐다. 유콘파트너스와 맺은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약에 대한 대금 납입일이 두 차례에 걸쳐 미뤄지더니 결국 계약이 파기됐다. 300억원은 파멥신의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이번 계약 파기로 파멥신은 유동성 문제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파멥신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유진산 대표가 새로운 투자자(히어로벤처스아시아)를 확보했으나 유상증자 당시 유 대표가 유콘파트너스와 맺은 주식양수도계약으로 인해 양측은 법적 다툼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이식 업체 제넨바이오는 지난 9월12일 200억원 규모 대출에 대한 이자를 연체했다. 당초 9월5일 납입이 예정된 160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자를 갚을 계획이었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이 10월20일로 밀리면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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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효율적인 기업 경영 차원에서 자원 배분을 통해 빠른 R&D 성과를 선보이기 위해 일부 과제의 중단을 결정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견고하고 안정적인 바이오텍 기업 운영을 통한 영속성 제고에 거듭 힘쓰겠다"고 말했다.
국내 1세대 바이오 기업 제넥신은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개발 중인 GX-G8의 임상 1상을 자진 중단했고 진원생명과학, 네오이뮨텍 등도 보유 파이프라인을 대거 정리했다.
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은 본연의 임무다. 사실상 기업의 존속성과도 연결된다. 기업들은 시장성과 성공 가능성에 집중해 파이프라인을 정리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을 명분으로 투자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바이오 투자를 꺼리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에선 바이오 기업의 기업공개(IPO)에 기대를 걸고 있다. 투자 위축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한 상황에서 IPO를 통해 가치를 재평가 받아야 한다는 의도에서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IPO에 나서는 기업이 증가할 경우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과 바이오 투자 생태계 전반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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