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3]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 불법 리베이트 재판 중에도 증인 소환 회피

오너·대표이사 대신 법무실장 대리출석 ‘맹탕국감’
조명희 의원 “89억원 리베이트로 업계 이미지 실추”
안국약품 “과거 관행…관련 시스템 점검하고 있어”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승한 안국약품 법무실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는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국회 생중계 화면 갈무리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이 89억원 상당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수년째 재판을 받고 있음에도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회피했다. 어진 부회장은 고 어준선 안국약품 명예회장 장남으로 안국약품 최대주주(43.22%)이기도 하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어진 부회장은 물론 원덕권 안국약품 대표이사도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이승한 안국약품 법무실장이 나와 ‘맹탕 국감’ 비판도 나왔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안국약품이 불법 리베이트 관련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난 8월 과징금 5억원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며 “이는 제약업계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국민에게 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안국약품

안국약품은 2011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제조·판매하는 의약품 처방 유지와 증대를 위해 병·의원과 보건소 의료인 등에게 현금 62억원과 물품 27억원을 제공했다.

이승한 법무실장은 “과거 관행적으로 발생한 일인데, 향후 이런 일이 없도록 관련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며 “관행이란 뜻은 저희 회사가 잘못된 방식을 만연히 진행했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어진 부회장은 불법 리베이트 당시 안국약품 대표이사였다. 이에 2019년 7월 기소돼 아직 공판을 진행 중이다. 안국약품에서 뇌물을 수수받은 일부 의사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리베이트는 불법이기에 관행이라는 이유로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