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대 과징금 위기’ CJ올리브영...태평양·세종 선임해 맞선다

공정위 조사 받는 올리브영… 최대 6천억 과징금 위기
랄라블라·롭스 등 경쟁사 입점 방해 혐의
태평양·세종, 법률대리인으로 선임… 독점 지위 인정 여부가 관건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의 독점적 사업자 지위 남용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CJ올리브영이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과 세종을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올리브영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협력업체의 랄라블라·롭스 등 경쟁사 입점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달 열리는 전원회의를 토대로 위원회의 심결을 받게 되는데, 과징금이 얼마나 부과될지가 관심사다.

26일 CJ올리브영과 법조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공정위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및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과 세종을 선임했다. 태평양과 세종은 지난해 국내 매출(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액 기준) 3위와 5위를 차지한 대형 로펌이다.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스토어(대표 매장) 전경. /CJ올리브영

공정위는 올리브영이 H&B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협력사를 상대로 독점 거래를 강요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업체를 퇴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랄라블라·롭스 등 경쟁 플랫폼에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혐의다. 랄라블라와 롭스는 결국 지난해 각각 사업을 철수 및 축소했다.

현재 올리브영의 매장수는 올해 1분기 기준 H&B 시장 전체의 71.3%에 달한다. 지난 7월 쿠팡도 비슷한 취지로 올리브영을 공정위에 고발했다. 쿠팡에 입점하려는 업체에 압박을 넣어 입점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검찰의 공소장격인 공정위 심사보고서가 공개되면서, 공정위가 올리브영에게 거액의 과징금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심사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의 독점적 사업자 지위 남용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의 2014년부터 현재 매출은 12조원으로 과징금 최대치인 6%를 적용하면 약 5800억원 규모가 된다.

그래픽=정서희

이에 맞서 올리브영은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과 세종을 선임하고,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했다.

이달 중 시작되는 공정위 전원회의가 진행되면 올리브영과 법률대리인측은 이 의견서를 바탕으로 심사보고서를 반박하고, 위원회의 심결을 받게된다. 세종은 앞서 2018년에도 공정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 조사에 맞서 올리브영의 법률 대리를 맡았던 바 있다.

주요 쟁점인 CJ올리브영이 ‘시장지배적 지위‘가 인정되면 과징금 부과기준율에 따라 최대 60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는 제재 수위 및 과징금 규모는 올리브영의 독과점 업체 여부에 달려있다고 분석한다. H&B 시장만을 놓고 본다면 올리브영은 충분히 시장지배력을 남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온·오프라인을 합쳐 화장품 유통 업체로 보면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쿠팡, 컬리, 네이버 등 화장품을 취급하는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을 포함하면 올리브영 매출은 지난해 국내 화장품 시장(22조5000억원)의 12%에 불과하다. 과징금도 수억원대로 하락한다.

올리브영은 공정위가 시장으로 보고 있는 H&B 자체가 공식적으로 분류된 시장이 아니고, 온·오프라인 경계가 흐린 만큼 화장품 판매 채널 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따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력사에 입점을 제한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조사 협력에 최선을 다했으며 연말까지 전원회의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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