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눈' 되어준 천사 중학생들…지하철역 자판기에 '점자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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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주자."
지하철 자판기 앞에 옹기종기 모인 부산 덕문중 학생들과 교사들이 점자판 부착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부산교통공사는 앞으로 새 자판기가 설치될 경우 계약 조건으로 점자판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자판기가 개인 사업자의 소유물이어서 점자판 설치가 쉽지 않다. 이번에도 일일이 동의받고 부착한 것"이라며 "부산의 모든 역에 점자판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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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설치 시 '점자 부착' 의무화…모든 역 설치 목표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주자."
25일 오후 2시쯤 부산 도시철도 서면역. 지하철 자판기 앞에 옹기종기 모인 부산 덕문중 학생들과 교사들이 점자판 부착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점자가 표기된 자판기는 총 23대. 이들이 정성을 들여 제작한 점자판에는 음료 상표명뿐만 아니라 가격 등에 대한 정보도 담고 있었다.
"캔과 패트병이 함께 있는 자판기의 경우 패트병에 '패트병'이라는 글자의 점자를 설치해 시각장애인들이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덕문중 학생들은 2년 전 부산에선 처음으로 도시철도 연산역에 점자판을 만들었다. 당시 부산에 점자판이 단 한개도 없는 사실(뉴스1 2021년 4월20일 보도)을 알게 된 정예설 교사와 학생들은 서로 협업해 점자판 재능기부를 실천했다.
지난달 정 교사는 부산교통공사로부터 점자판 재능기부를 요청받고 승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서면역부터 점자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중학교 3학년 강유비군, 장하란양과 중학교 2학년 손해진양, 김희주양은 학교에서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에 짬을 내 점자판을 만들었다.
이들은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점자판을 제작했다. 힘든 작업이었지만 학생들은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줄 점자판을 만들어 뿌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군은 "작년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점자 그림책을 재능 기부했을 때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게 의미 있었던 기억이 났다"며 "올해도 지하철 점자판을 만들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웃었다.
부산교통공사는 앞으로 새 자판기가 설치될 경우 계약 조건으로 점자판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부산 도시철도 1~4호선 모든 구간에 해당된다.
기존 계약 기간이 남은 자판기의 경우 덕문중을 비롯한 교육 업계에 협의해 전역에 점자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교통공사 차원에서 직접 점자판 설치를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공중이용시설의 음료대는 장애인 등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형태·규격 및 부착물 등을 고려해 설치해야 하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에 그쳐 한계점을 지닌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자판기가 개인 사업자의 소유물이어서 점자판 설치가 쉽지 않다. 이번에도 일일이 동의받고 부착한 것"이라며 "부산의 모든 역에 점자판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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