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파크골프 열풍…“복지 차원 증설을” vs “과도한 개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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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광주 서구 덕흥동 영산강 둔치에 있는 9홀 규모의 덕흥파크골프장에는 점심시간이 다 돼가는데도 40여명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광주 남구에서 18홀 규모로 조성한 영산강 둔치의 승촌파크골프장(2만㎡)은 하천 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7700㎡ 규모 시설을 추가로 조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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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좋아요. 굿샷, 굿샷.”
24일 오전 광주 서구 덕흥동 영산강 둔치에 있는 9홀 규모의 덕흥파크골프장에는 점심시간이 다 돼가는데도 40여명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이용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노년층이었지만, 40~50대 중년들도 눈에 띄었다. 아내와 함께 파크골프를 하던 황아무개(68·광주시 광산구)씨는 “일반 골프보다 훨씬 좋다. 비용이 저렴하고 예약 없이도 바로 올 수 있고, 카트를 타지 않고 걸으니까 운동 효과도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전국에 파크골프 열풍이 뜨겁다. 2~3년 새 중년·노년층을 중심으로 도시 근교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떠올랐다. 하지만 동호인이 늘고 골프장 시설도 여기저기 생기다 보니 녹지와 하천부지 훼손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파크골프는 1983년 일본에서 처음 시작해 국내엔 2000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집계를 보면, 전국 파크골프장은 371곳(10월 현재)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59곳으로 가장 많고 경북 53곳, 경기 42곳, 전남 35곳, 대구 33곳 등이다. 2020년 4만5000명이던 등록회원 수는 2021년 6만4000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0만6500명으로 뛰었다.
파크골프는 골프채가 하나만 있으면 되고, 골프장 대부분 무료 개방이다. 사회체육 공공서비스나 ‘노인 복지’ 차원에서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춘식(73·광주시 북구 운암동)씨는 “파크골프장은 일반 골프장과 달리 잔디에 농약 등을 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 환경단체에서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자치단체에서 앞다퉈 파크골프장을 건설하면서 환경훼손 논란도 일고 있다. 환경부가 밝힌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말 기준 한강과 낙동강 2개 국가하천에 조성된 파크골프장 88곳 중 56곳(64%)이 불법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88곳 중 40곳이 원상복구를 끝냈거나 허가 절차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광주 남구에서 18홀 규모로 조성한 영산강 둔치의 승촌파크골프장(2만㎡)은 하천 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7700㎡ 규모 시설을 추가로 조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경석(68) 남구파크골프협회 시설관리이사는 “이용객이 하루에 500명 이상이 찾아 대기시간이 길어져 공원 인근을 파크골프장으로 확장했으나, 최근 모두 원상복구시켰다”고 말했다. 박인희 남구 체육시설팀장은 “적절한 행정절차를 거쳐 승촌파크골프장 규모를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도 2024년까지 금호강 둔치에 파크골프장 5곳을 추가해 3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북구 사수동 파크골프장 공사장 인근 금호강 둔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과 2급인 삵이 목격됐다며 공사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광주 북구가 최근 북구 연제동 하천에 착공한 파크골프장도 환경단체에서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해 18홀 규모로 축소됐다.
이경희 광주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장은 “공공사회서비스 차원에서 파크골프장을 늘리는 것은 찬성하지만, 토지를 매입하지 않고 국가하천 둔치에 마구잡이로 건설하는 것엔 반대한다”며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하는 공원이나 국가하천 바깥 지역에 파크골프장을 짓는 게 대안”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김규현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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