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원한다"… 인요한 혁신위 '서진정책' 시동

조병욱 2023. 10. 2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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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혁신위 ‘서진정책’ 시동
“5·18묘지 위원들과 찾는 게 출발”
3년 전 김종인 통합 행보 데자뷔
위원 후보 거론 일부 인사 부정적
26일 오후까지 인선 마무리 방침
대통령실 “당 운영·공천 개입 없다”
민주 ‘3자 회동’ 제안은 거부 시사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혁신위 인선 후 첫 공식 행보로 ‘광주’를 찾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할 말은 하겠다’는 인 위원장의 혁신위 최종 인선 결과가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높아진 쇄신의 목소리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인 위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정도 위원들이 정해지면 제가 5·18(민주묘지)에도 모시고 갈 것이고, 출발은 그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당이 과거 추진했던 ‘서진 정책’의 시즌2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당 대표로는 처음 국립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아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묵념을 하며 호남을 향한 통합 행보에 시동을 건 바 있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5일 오전 여의도 당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인 위원장은 또 “당과도 허심탄회하게 거침없이 대화할 것이고, 당대표는 물론이고 기회가 주어지면 대통령과도 거침없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를 원한다. 제가 여기 온 것은 거침없이 좀 망가져도, 희생이 되도,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아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간 인 위원장의 취임 후 메시지를 종합하면 ‘통합, 기득권 2선 후퇴, 서진 정책, 수직적 당정 관계 개선’ 등으로 요약된다.

혁신위원 인선과 관련해 비윤(비윤석열)계나 중량감 있는 호남권 인사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실무적인 전문가들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SBS라디오에 나와 인 위원장으로부터 혁신위원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히면서 “김기현 대표 시간 벌기용 허수아비 혁신위원 이런 것은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허은아 의원도 “구색 맞추듯이 여성 숫자 늘리는 게 혁신은 아닐 것”이라며 “여성이든 남성이든 유능한 분을 혁신위원으로 모시면 된다”고 했다.

혁신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경율 회계사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정치에 대해 아는 사람도 아닌데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혁신위 참여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는 “아무 의미 없이 그냥 한 자리 하는 건 극혐한다”면서도 “추구하는 일의 방향이 맞는지, 실제 할 수 있긴 한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여지를 남겼다. 혁신위는 내부 인선을 잠정 마무리하고 이르면 26일 오후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 위원장은 영남권 중진의 2선 후퇴를 암시한 자신의 발언들과 관련해 “많은 대통령들이 거기(영남)서 나오셨고 좀 더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농담도 못 합니까”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인 위원장을 예방하고 윤석열 대통령 축하 난을 전달했다. 이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어려움이 많겠지만 잘 좀 혁신해 주셨으면 좋겠다. 어느 시대든 개혁이나 혁신은 한몸이 돼 움직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혁신위가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또 “대통령실은 행정을 하며 국가 정책을 만드는 곳으로 당 운영과는 관계가 없다”며 “대통령도 누누이 말하지만 저희가 (총선) 공천과 당 운영에 개입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여당은 정부와 같이 호흡해야 되는 부분이 있는데 호흡은 정책적인 국가 미래를 위한 비전을 만들 때 필요한 것이지 당 조직을 관리하는 것은 대통령 비서실과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김기현 대표가 ‘나와 먼저 만나자’고 다시 얘기하는 바람에 그 상황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 만남을 추진한 데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는 그 부분은 언제든 찬성하실 거라 본다”며 온도 차를 보였다.

조병욱·유지혜·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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