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웨어러블 ‘반디핏’[혁신, 스타트업을 만나다]

엄정한 기자 2023. 10.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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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사랑스럽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그들이 인간에게 보여주는 충성심과 애정에 감동한다. 아무리 가족들이 퇴근한 가장에게 인사를 안하는 세상이 되었어도, 반려견 만은 가족들 한사람 한사람을 반겨주는 사랑스러운 존재다. 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간적이다. 우리가 인간적이라고 부르는 특징들, 즉 충성심, 협동, 사회를 향한 헌신 같은 도덕적 특징들은 인간이 아닌 영장류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개의 선조격인 늑대는 이러한 사회적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만 년 전 유라시아 지역에 도착한 인류는 늑대를 처음 만나 그들과 동거를 시작했다. 인간과 동거에 매력을 느낀 일부 늑대들은 인간들의 사회에 적응하여 ‘개’가 되었고, 늑대였을 때부터 여전히 보유하고 있던 도덕적 특징들은 인간을 향하게 되었다. 그래서 개들은 인간에 충성스럽고, 서열을 정하고, 협동과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을 사랑하고, 그들과 오랫동안 살아가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개의 평균수명은 10~13세에 불과하다. 내가 데려와 키우던 검은색 슈나우저 ‘탱구’도 제법 오랜세월인 16년동안 같이 살았지만,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여동생이 키우던 갈색 푸들 ‘호두’도 9년간 살다가 갔다.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는 것은 보호자로서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며, 다시는 겪고싶지 않은 일이다. 반려견을 키우던 사람들 중 대다수는 반려견이 아프다가 죽는 경험을 당연히 하게 되고, 이후 반려견을 키우고 싶어하지 않는다. 개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 ‘주인과 산책하는 순간’이라고는 하지만, 주인으로서는 반려견을 언제 산책시켰는지, 어느정도의 거리를 산책시켰는지, 밖의 날씨가 어떤지, 적당한 운동량을 제공했는지 알 수 없다. 요즘에는 애플워치, 삼성 갤럭시워치 등이 제법 보급화 되어 인간의 건강을 데이터 기반으로 잘 챙겨주고 있지만, 반려견의 건강을 챙겨주는 웨어러블은 아직 많지 않다.

엄정한 BLT특허법인 파트너 변리사



반달컴퍼니(대표 원영오)는 반려견을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반려견의 앞가슴에 부착되는 ‘반디핏’은 건강 진단에서 중요한 지표인 체온, 심박, 활동량을 측정해 개 주인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사람에게 유용한 심박센서는 털이 긴 동물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반달컴퍼니의 ‘반디핏’은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에서 사용하는 광혈류센서(PPG)가 아니라 소형 마이크센서를 사용한다. 전자 청진기에 활용되는 이 센서를 사용하여 반려견의 심장소리를 직접 취득하기 때문에, 털이 길어서 피부에 직접 접촉하지 못하는 동물들의 심박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마이크센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수 많은 노이즈들은 인공지능(AI) 기술로 깔끔하게 제거되어 정확한 심박수를 획득할 수 있다. 반달컴퍼니는 한발 더 나아가서 데이터 변화를 감지하고 분석해 반려견의 건강에 대한 적신호를 누구보다 빠르게 알려준다. 자체 수집한 1만건 이상의 반려견 데이터와 AI허브에서 제공받은 500만 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반려견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패턴을 학습시켰다. 이제 반디핏을 이용하면 당신의 반려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환을 감지하고 질병 진단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오래 키워온 노령견 양육자들의 관심이 높다.

수의사들은 양육자의 승인하에 반려견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동안 수의사의 질문과 그에 대한 양육자의 관찰과 기억에만 의존하던 문진의 한계를 보조할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반려견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려견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고, 질병에 걸렸는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반달컴퍼니는 미국의 반려동물 클리닉, 보호소와 연계하여 PoC(개념검증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반려견 데이터의 유용성을 미국에서 먼저 인정받고 있다.

말은 못하지만 사랑스러운 존재들. 반려견들을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이제 막 시장이 생기고 있다. 반달컴퍼니가 전 세계의 인간들과 전 세계의 반려견들을 잇는 이종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이 되길 기원해본다.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 및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세 번의 창업을 하였으며 현재 약 8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 및 기술창업 기업들을 고객으로 하는 BLT 특허법률사무소의 대표 변리사로 재직 중이다. 20여 회 이상의 엔젤투자를 진행한 활동을 토대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공인 액셀러레이터인 ‘컴퍼니비’를 창업해 역량있는 스타트업들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저서로 ‘특허로 경영하라’, ‘기술창업 36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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