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영, 쓰레기산서 4톤 코끼리와 추격전 끝 대치 ‘초유의 사태’(녹색아버지회)[어제TV]

서유나 2023. 10. 2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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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옆집 남편들 - 녹색 아버지회’ 캡처
SBS ‘옆집 남편들 - 녹색 아버지회’ 캡처
SBS ‘옆집 남편들 - 녹색 아버지회’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배우 류수영이 쓰레기를 먹는 코끼리를 도우려다가 큰일을 겪을 뻔했다.

10월 25일 첫 방송된 SBS 예능 '옆집 남편들 - 녹색 아버지회'(이하 '녹색 아버지회') 1회에서는 차인표, 정상훈, 류수영, 제이쓴이 자식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지구 안전 수호를 위한 녹색 아버지회를 결성했다.

이날 프로그램 기획안을 받자마자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힌 차인표는 "옛날에 심심해서 지구의 총인구를 75억, 80억 정도로 잡고 '한 사람이 어느 정도씩 땅을 책임지면 되나'를 나눠 봤다"면서 "한 사람이 학교 운동장 하나(약 18,500㎡) 정도를 책임지면 온 지구가 깨끗해지겠더라"는 계산값을 내놓아 제작진의 감탄을 유발했다. 차인표는 제작진과의 미팅에서부터 회장, 부회장 등 조직도를 그리며 녹색 왕국을 건설할 야망을 불태웠다.

류수영이 환경에 관심 갖게 된 이유는 '요리' 때문이었다. "배달 음식이 늘 화두다. 재활용통에서 플라스틱만 매일 넘쳐흐른다. '이거 어디로 가지. 갈 데가 없는데' 싶어 섬뜩하다. TV로 바퀴벌레 보는 것과 내 부엌 찬장에서 보는 것은 완전 다르지 않냐"며 환경에 대한 걱정을 드러낸 그는 "보고 와서 제가 바뀔 거라고 믿는다. 그 다음부턴 강해질 것 같고 어떻게든 사람들을 바꾸고 싶어질 것 같다. 아빠니까"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아이 출산 후 아내의 산후조리를 해주며 천 기저귀를 직접 빨아 썼다는 정상훈에 이어, 환경 보호를 위해 이미 움직이고 있는 아빠는 또 있었다. 바로 MZ 아빠 제이쓴. 빈그릇 챌린지, 분리배출 장려, 숲 조성 나무 심기 등 심지어 그의 선한 영향력 행사는 더욱 대대적이었다.

제이쓴은 "옷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너무 빨리 자라니까 물려줄 사람이 없으면 판다. 자원의 순환을 돕고 싶어서 비싸게 팔지도 않는다"며 "당근페이에 지금 한 100만 원 있다. 온도는 43도다"라고 자랑했다.

또 제이쓴은 분리배출에서도 남달랐다. 그는 "분리수거 할 때 애매한 거 보통 어떻게 하냐. 저는 아예 광진구 청소과에 전화를 해 본다. 청소과 전화번호도 있다"며 휴대폰에 구청 어플까지 설치된 사실을 인증, 헷갈리는 분리배출 시 깨알 팁을 공유했다. 제작진은 이처럼 실천형 아빠 제이쓴에 "초밀착형"이라며 감탄했다.

이후 네 아빠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앞서 조직도까지 그리며 '회장 감투'를 욕심냈던 차인표는 또 다른 입후보자 정상훈과 장난스러운 경쟁 끝에 결국 회장 자리를 차지했다. 이에 자발적으로 총괄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은 그는 제이쓴에게 바다 사령관, 류수영에게 하늘 사령관, 정산훈에게 땅 사령관 자리를 맡겼다. 특히 하늘 사령관으로서 출장을 자주 떠나게 된 류수영에게는 선글라스를 선물하며 회유책을 펼쳤다.

이에 홀로 '팀 류수영'을 꾸려 독박 출장을 떠나게 된 류수영. 그는 한국에서 5,682㎞ 떨어진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를 직접 출장지로 결정해 떠났다. 이는 대자연의 숨결을 생생히 간직한 낙원, 아시아 단위 면적당 생물다양성 1위 야생동물의 천국인 스리랑카의 충격적인 이면을 직접 눈에 담기 위해서였다.

실제 류수영은 암파라 근처 쓰레기 매립지 '올루빌 팔라카두 폐기물 처리장'에 도착하곤 큰 충격을 받았다. 재활용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폐기물 처리장이지만 수용 용량을 초과한 각종 쓰레기들이 쏟아져 통제 불가의 상황에 류수영은 "지구 멸망 50년 이런 느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는 기분"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류수영은 스리랑카의 기자이자 환경운동가 아찰라의 도움을 받아 매립지의 더욱 깊은 곳으로 향했고, 쓰레기가 썩어 고인 물에 몸을 담그는 코끼리 가족을 발견했다. 이는 쓰레기장이 코끼리들의 이동 경로를 침범한 탓에 코끼리들이 쓰레기 더미 속 찾을 수 있는 맛있는 인간의 음식물을 먹으러 내려왔기 때문.

더욱 큰 문제는 치열한 먹이 경쟁으로 코끼리들이 플라스틱, 비닐까지 거를 새 없이 닥치는 대로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었다. 이에 현장에서 발견된 코끼리의 배설물에선 비닐, 플라스틱들이 잔뜩 나왔다.

차라리 배출해낸 것은 다행이었다. 플라스틱은 코끼리의 배 속에 쌓여 돌처럼 굳어 장폐색을 유발시켰고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피눈물을 흘리며 죽은 코끼리의 사체는 직접 스리랑카로 떠난 류수영뿐 아니라 VCR을 확인한 다른 녹버지들까지 착잡하게 만들었다. 류수영은 "지난 8년 동안 20여 마리의 코끼리가 죽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수영은 코끼리들이 더이상 쓰레기를 먹지 않도록 트랙터 엔진 소리와 고성으로 쫓아내는 작업을 했다. 그러던 중 무리에서 가장 덩치있는 우두머리 코끼리가 트랙터를 향해 빠르게 질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4톤에 육박하는 코끼리는 고작 몇 초 만에 트랙터와 가까워졌는데, 다행히 트랙터를 바로 앞에 두고 멈춰서더니 조용히 대치했다.

앞서 코끼리들이 갓 들어온 쓰레기를 아기 코끼리에게 양보하는 모습도 지켜본 류수영은 "그냥 아빠를 본 것 같다. 내가 본 건 분명히 누군가의 아빠였다. '그만 좀 오면 안돼? 내 아기들이 밥 먹고 있잖아'라고 하는 아빠의 느낌이 들었다. 못 쫓아내겠다. 아이들 밥 먹이는 아빠를 무슨 수로 쫓아내냐. 더이상 거기를 침범하는 건 무리가 있겠더라. 인간이 서서히 죽을 수밖에 없는 덫을 놓은 것 같아 서글펐다"고 심란한 심경을 드러내 죄책감과 안타까움을 유발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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