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나 돌아갈래' SR 직원들…"차라리 코레일과 통합"

이민하 기자 2023. 10. 26. 05: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동안 '조용했던' 수서발 고속철(SRT) 운영사 에스알(SR)의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1조원 고속철 입찰 비리 의혹으로 임직원이 수사를 받는 가운데 노사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이종국 에스알 대표의 리더십에도 균열 조짐이 생겼다.

에스알 관계자는 "승진심사는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진다"며 "승진 결과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차별 대우가 있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스알 노사 갈등 첨예…임금·승진체계 불만 쌓여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경북 포항역에서 서울 수서역을 연결하는 SRT고속열차 운행을 하루 앞둔 31일 오전 포항역 플랫폼에 SRT탑승구가 설치돼 있다. SRT 운행은 주말과 주중 관계없이 상행선은 포항역에서 오전 9시41분과 오후 7시43분, 하행선은 수서역에서 오전 6시30분과 오후 4시34분에 각각 출발한다. 운행 시간은 2시간21분이다.2023.8.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동안 '조용했던' 수서발 고속철(SRT) 운영사 에스알(SR)의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올해까지 9년째 '무분규' 노사라는 말이 무색하게 보수·승진체계 등 속으로 곪았던 불만들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1조원 고속철 입찰 비리 의혹으로 임직원이 수사를 받는 가운데 노사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이종국 에스알 대표의 리더십에도 균열 조짐이 생겼다. 에스알 직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통합이 낫겠다는 자조적인 말이 나온다.

25일 에스알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진행한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아무런 성과 없이 최종 결렬됐다. 올해 들어 네 번째 임단협이다. 노사는 보수·승진체계를 포함한 경영개선 방향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설립된 에스알 노조는 민주노총·한국노총 같은 상급단체가 없는 단일노조다.

노조에 따르면 에스알은 보수규정을 임의대로 운영하면서 본사 임·직원에게 매년 11억원가량의 별도 수당을 지급해왔다. 승무원 등 현장업무에 투입될 경우 받는 '승무수당'을 본사 고위급과 직원들에게는 '전환수당'이라는 명목으로 바꿔 월 15만~50만원씩 지급했다. 에스알의 현원은 678명(정원 659명)으로 본사 근무자 207명, 현장업무 454명이다.

직원 간 임금 형평성을 맞추자는 전환수당의 원래 취지와 다르게 현재는 '역차별'을 만들고 있다는 게 에스알 노동조합 측의 주장이다. 사무와 현장 간 전환 근무가 아닌데도 본사 임직원에게는 사실상 기본급처럼 수당을 지급하고 있어서다. 김상수 에스알 노동조합 위원장은 "전환수당이 사실상 본사수당으로 변질하면서 본사 고위직만 두둑이 챙기고 있다"며 "현재 보수규정 그대로 전환 근무 시에만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 "본사·현업 직원 간 승진 차별받아" vs 에스알 "승진 심사 공정하게 이뤄져"
본사·현업 간에는 급여뿐 아니라 승진에서도 차이가 발생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최근 3년간 승진현황을 살펴보면, 본사 직원보다 현업 직원들의 승진 속도가 길게는 2년가량 차이가 났다. 올해 상반기 팀장급인 5급→4급 승진자 28명 중 본사 18명은 평균 3년 9개월이었던 반면 현업 10명은 5년 7개월이 걸렸다. 같은 기간 6급→5급 승진자 10명 중 본사 4명은 4년, 현업 6명은 5년 1개월이 소요됐다.

올해 9월 경북 포항역에서 수서역을 연결하는 SRT 노선이 신설되면서 승진 인사도 경영진이 협의 없이 추진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사측에서 일방적으로 요구한 교육과정을 수료하지 않으면 승진 대상에서 원천 배제됐다"며 "해당 교육을 이수한 5명만 100% 승진하고 나머지는 아예 자격 미달로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스알 측은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에스알 관계자는 "승진심사는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진다"며 "승진 결과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차별 대우가 있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에스알 노사는 서로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갈등을 키우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럴 바엔 차라리 코레일과 경쟁이 아닌 통합체제로 가는 게 더 낫겠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이번 협상 결렬 이후 조정신청과 조합원 투표를 거쳐 첫 파업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