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게임 숙청 시작한 게임사들
"로스트아크, 이터널 리턴 대리 게임 관련 계정 제재 내역 발표"
국내 게임사들이 대리 게임 관련 유저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제재 조치에 돌입했다.
대리 게임이란 실력이 뛰어난 유저에게 자신의 계정을 맡겨 업적, 보상 등을 쟁취하는 행위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대리 게임 진행자들은 수령인에게 대가를 받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리 게임 이용자가 증가세인 만큼 개인을 넘어 사업체 단위로 진행하는 이른바 '작업장'도 성행하고 있다.
법률상 대리 게임은 불법 행위다. 2017년 대리 게임 업자를 제재하는 게임산업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돼 2019년 6월부터 법적 처벌이 가능해졌다. 게임산업법 제32조는 대리 게임을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승인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게임물 점수, 성과 등을 대신 획득해 주는 용역의 알선 또는 제공을 업으로 함으로써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적발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벌금형에 처한다.
사실 정상적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은 왜 대리 게임을 맡기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게임톡은 수소문 끝에 리그 오브 레전드 실력이 뛰어난 유저에게 대리 게임을 맡긴 중학생 장 모 씨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작업장이나 전문 대리 게임 기사에게 의뢰한 것은 아닌 가까운 친구에게 랭크 게임 대리 플레이를 맡긴 사례다.
그는 "인기 게임 랭크가 높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 받는 분위기다"고 답했다. 또한 "낮은 랭크 게임 환경에서는 고의적으로 게임을 망치는 유저가 많아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티어를 올리기가 너무 힘들다. 그 구간을 벗어나고자 맡겼다"고도 덧붙였다.
장 모 씨의 목적이 대리 게임 의뢰 이유를 표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의뢰자들이 수량이 한정된 희귀 보상을 얻기 위해, 상위 콘텐츠를 즐기기엔 준비 시간이 부족해서, 높은 랭크에선 보다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등 저마다 이유를 품고 대리 게임의 의뢰하는 실정이다.
최근 대리 게임으로 몸살을 앓고 있던 로스트아크, 메이플스토리, 이터널 리턴은 지난 25일 대리 게임 관련 계정들을 제재했다.
각 게임 수장들은 대리 게임을 이용자 간의 정당한 경쟁을 막고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부정행위로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고질병으로 지적했다. 대리 게임 행위를 100% 제재할 수 없지만 최대한 예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과 시스템도 고안할 것을 약속했다.
로스트아크는 대리 게임 작업장 계정 10개, 카멘 더 퍼스트 대리 플레이 관련 계정 18개를 제재했다. 대리 게임 이외에도 작업장 및 불법 프로그램 사용 계정 3669개에도 제재 조치가 이뤄졌다.
이터널 리턴도 지난 17일 랭크 게임에서 불거진 대리 플레이 이슈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대리 플레이 행위가 적발된 계정은 총 82개이며 모두 영구 정지가 적용됐다.
이터널 리턴 개발사 님블뉴런은 "대리 게임이라는 불미스러운 문제로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또한 대리 게임은 엄연한 영업 방해 및 업무 방해 사항이다. 사내 법무팀과 함께 사법 조치를 검토해 불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각종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의 제보로 제재 현황이 공유되는 중이다. 유저들이 공유한 대리 게임 의뢰자 관련 메시지에는 "동남아시아 대리 관련 업체를 이용했다. 현재 해당 업체에 의뢰한 일부 이용자들의 계정이 1년 이용 금지됐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대리 게임 제재 내역들을 확인한 유저들은 "칼 들었을 때 계속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정지를 당해도 금전적 이득 취하려고 계속 진행하는 유저도 많네", "카멘 이클립스도 대리 게임 많던데 전부 잡아내자", "그동안 대리 게임을 진행한 인플루언서들도 제재할 수 있나", "대리 게임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리 게임을 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대리로 올라간 랭크는 어차피 알아서 떨어지는데 돈이나 아껴라"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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