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거리 10분에…2년뒤 美선 ‘비행택시’로 출퇴근

유지한 기자 2023. 10. 2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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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 택시, 2025년 전후 상용화

도로 위가 아닌 하늘에서 택시가 날아다니는 날이 멀지 않았다. 약이나 물건을 배송하는 드론이 막 비행을 시작했지만 ‘플라잉 택시’는 안전성 문제로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세계 곳곳에서 기업들이 시제품을 내놓고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으며 상용화를 눈앞에 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FT)는 “수년간의 약속과 목표 달성 실패 이후 이제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플라잉 택시는 교통 혼잡을 해결할 차세대 도심 운송 수단으로 꼽히며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29억4000만달러(약 3조9808억원) 규모였던 플라잉 택시 시장은 2032년 372억4000만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김성규

◇“2025년 전후 상용화 예상”

기업들이 개발하는 플라잉 택시는 모습이 조금씩 다르지만 운행 원리는 비슷하다.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하고 비행기처럼 순항한다. 비행기보다는 느리지만 도심에서 뜨고 내리기 적합하고 자동차보다는 빠르다. 전기로 구동하는 방식으로 배터리가 탑재된다. 업계에서는 개발부터 허가까지 약 10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한다. 기업들이 내세운 상용화 시점은 대략 2025년 전후쯤이다.

미국 아처항공은 4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미드나이트’를 개발 중이다. 내년 말까지 미국 연방항공청(FAA) 허가를 받아 2025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이 플라잉 택시는 1회 완충 배터리로 최대 160㎞까지 비행할 수 있다. 아처는 “비행 고도인 약 600m 상공에서 지상에 도달하는 소음은 헬리콥터의 1000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아처는 플라잉 택시의 빠른 이동 속도에 주목한다. 유나이티드항공과 함께 뉴욕 뉴어크 공항에서 뉴욕 맨해튼 시내까지 가는 플라잉 택시 노선을 발표하기도 했다. 자동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리를 단 1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비용은 100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독일 에어버스도 3인용 ‘시티에어버스 넥스트젠’을 개발했다. 8개의 프로펠러로 이착륙과 80㎞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최대 시속은 120㎞. 미국의 조비 역시 2025년 4인용 플라잉 택시를 내놓을 계획이다. 최대 240㎞까지 비행 가능하다. 조비도 플라잉 택시를 타면 복잡한 뉴욕 맨해튼 시내에서 JFK 공항까지 7분 만에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 이항홀딩스는 조종사가 필요 없는 자율 주행 택시를 개발, 올해 당국의 시범 운영 허가를 받았다. 시속 100㎞로 25분 이동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130㎞다. 주로 관광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18개의 회전 날개를 가진 독일 볼로콥터의 1인용 택시 ‘볼로시티’는 2000회 이상 테스트가 진행됐다. 이르면 내년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본격 양산 준비 돌입

플라잉 택시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도심 운행 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저소음에 탄소 배출량 0을 내세우며 4인용 플라잉 택시를 개발한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의 기체는 무인 테스트에서 추락한 바 있다. 현재 이 업체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무인 대신 유인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플라잉 택시는 이착륙장이 도심에 있어 소음을 줄여야 한다. 이 때문에 개발 업체들은 소리가 요란한 엔진 대신 배터리 기반 전기 모터를 사용한다. 플라잉 택시는 전력원이 되는 배터리를 실어야 해 다른 수화물은 많이 싣지 못한다. 현재 개발된 플라잉 택시 대부분이 2~4인용인 이유다. 업체들은 기체에 탄소섬유를 적용하는 등 무게를 줄이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45데시벨 미만의 일반적인 도시 소음 수준까지 도달한 상태다.

기업들은 본격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아처는 미국 조지아주에 35만㎡ 규모의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연간 최대 650대의 항공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조비는 5억달러를 투자해 미 오하이오주에 양산 시설을 건설해 2025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며, 에어버스의 테스트 센터는 내년 1월 완공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산이 본격화되면 플라잉 택시 시대가 개막할 것”이라며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초기 운행 비용을 낮춰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첫걸음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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