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비정규직 56만 명, 특단의 일자리 대책 절실

2023. 10. 2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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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세가 너무 가파르다.

통계청 최근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부산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56만 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131만6000명)의 42.6%를 차지한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같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부산은 전체 취업자 수가 계속 줄어든다.

이러니 전체 임금 근로자에서 노인 비율이 높아질수록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도 함께 높아지는 형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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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소세인 다른 시·도와 정반대 상황…시기 놓치면 사람도 돈도 모두 잃어

부산 지역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세가 너무 가파르다. 통계청 최근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부산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56만 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131만6000명)의 42.6%를 차지한다. 절대 수치도, 비율도 역대 최대다. 정규직(7000명)이 소폭 늘긴 했지만 비정규직이 그 배인 1만4000명이나 증가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다. 부산 수치는 전국 평균(37.0%)보다 높고 8대 특별·광역시 중 최고다. 전국 17개 시·도에선 강원(50.6%) 전남(46.3%) 전북(44.4%)에 이어 네번째다. 다른 곳은 비정규직이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데 비하면 부산 상황은 이례적이다. 부산은 2018년 줄었다가 2019년부터 5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같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부산은 전체 취업자 수가 계속 줄어든다.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경기도 용인이나 평택 같은 도시에서 정규직 일자리가 폭증하는 것과 정반대 현상이다. 대도시 대부분이 코로나19 팬데믹 3년의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는데 반해 부산만 아직 허우적 거리는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진단과 분석이 필요하다. 정규직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이 아직 팬데믹 이전 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일 리는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 안 되는 부분이 여전히 존재한다.

5년 연속 비정규직 급증세는 인구 구조에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노인은 늘어나고 청년은 줄어드는 비정상적인 인구 형태 말이다. 실제로 부산은 몇달 전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수가 20대 청년 취업자 수의 두 배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온 적 있다. 2013년 처음으로 역전한 이후 해가 거듭될수록 격차가 벌어지다가 급기야 두 배가 된 것이다.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서건, 자기 계발을 위해서건 취업 의욕이 높은 노인은 많다. 문제는 그들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대부분 비정규직이라는 점이다. 이러니 전체 임금 근로자에서 노인 비율이 높아질수록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도 함께 높아지는 형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많은 취업시장은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근로 주체가 노인이어도 그렇고 청년이면 더욱 그렇다. 미래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개인 삶의 질이 떨어진다. 특히 청년의 경우 경제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결혼과 출산은 뒷전이다. 실제로 정규직(1.24명)과 비정규직(0.40명) 출산율은 0.84명이나 차이가 난다고 한다. 개인 소득이 낮으면 소비 여력이 떨어져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띨 수 없다. 결국 취업 질이 나쁘면 지역 경제는 더 침체에 빠지고 인구 구조는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도시 활력의 원천은 궁극적으로 좋은 일자리다. 부산시는 얼마 전 4조5000억 원을 투입하는 복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세대별 영역별 처방이 꼼꼼하게 이뤄져야 하겠지만,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사실 역시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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