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철새와 나무 /민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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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의 이동은 오랜 옛날부터 신비의 대상이었다.
철새와 나무는 철없는 아이와 부모로도 다가온다.
나무(부모)는 찬바람에 잎새가 다 떨어지고 헐벗어도 팔다리 한껏 뻗어 철새(아이)를 사랑으로 보듬는다.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가을날, 철새를 향한 나무의 사랑법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도 따뜻한 온기가 가득 전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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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바람 불면 깃털만 남겨둔다
목청껏 지저귀며 하늘도 들볶더니
무시로 둥지를 뜨는 너희는 너戱다
벗은 몸 낯부끄러 눈코잎 땅에 묻고
팔다리 한껏 뻗어 철새들 보듬는다
온종일 물구나무선 나무는 나無다
철새의 이동은 오랜 옛날부터 신비의 대상이었다. 봄부터 여름에 도래하여 가을을 지내는 여름 철새, 반대로 가을에 도래하여 봄을 지내는 겨울 철새, 그 지방에서 번식지와 월동지를 달리하는 떠돌이 새 등 다양하다.
환절기 바람 불면 하늘을 들볶듯이 하늘 가득 거대한 군무를 선보이는 철새를 ‘너희는 너戱(놀 희)’로, 모든 것을 다 주고 가지만 남은 채 ‘온종일 물구나무선 나무는 나無(없을 무)다’로 본 시인의 언어 감각이 인상적이다.
철새와 나무는 철없는 아이와 부모로도 다가온다. 나무(부모)는 찬바람에 잎새가 다 떨어지고 헐벗어도 팔다리 한껏 뻗어 철새(아이)를 사랑으로 보듬는다.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가을날, 철새를 향한 나무의 사랑법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도 따뜻한 온기가 가득 전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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