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 첨단산업 인재육성 선도하겠다”
내년도부터 첨단융합학부 운영
문과 학생도 AI 등 교육 받아야
시민 위한 좋은 정책 발굴 힘쓰고, 市와 협업단지 조성해 창업 지원
―취임하며 밝힌 비전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아직 시작 단계지만 임기가 끝나는 2027년 2월에는 도시과학과 첨단과학이 결합되고, 기초학문과 응용학문이 융합돼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하는 초석이 마련될 것으로 믿는다. △혁신적 미래 인재 양성 △첨단 융·복합 연구 주도 △산관학 협력 및 창업 진흥 △지역사회 및 글로벌 협력 강화 △행정 및 재정 인프라 개선 등 5가지 발전 전략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첨단 분야 육성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첨단 분야 육성은 대학 발전뿐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수다. 서울시립대는 우선 올해 대학원에서 교육부로부터 △지능형 반도체 △인공지능 △빅데이터 △스마트시티 등 4개 첨단 분야 정원을 161명 증원받았다. 학부에도 첨단융합학부를 신설해 이번 정시모집에서 처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지능형 반도체 △바이오헬스 △첨단 인공지능 전공에서 20명을 선발한다.”
―첨단 분야는 전공 학생뿐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중요하지 않나. 문·이과 관계없는 융합교육이 강조되는 추세다.
“내년부터 첨단융합학부 내부에서는 전공에 관계없이 복수전공을 자유롭게 할 계획이다. 현재 학칙상 해당 학과의 20%로 제한된 전과를 확대하고, 복수전공과 부전공을 많이 받을 뿐 아니라 특히 마이크로 디그리 과정(모듈형 전공 과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면 전공을 떠나 학생들이 첨단 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 또 내년부터는 모든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로 듣게 할 방침이다. 인문사회 계열 학생도 자신들의 진로를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와 결합해 생각해볼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대학 등록금이 15년째 동결됐다. 모든 대학의 재정이 어렵지만 서울시립대는 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들었다.
“현재 우리 대학 학부생의 학기당 등록금은 (‘반값등록금’ 정책을 편) 2012년부터 지금까지 평균 120만 원이다. 국립대학의 2분의 1, 사립대학의 4분의 1이다. 인문사회 계열 기준으로는 102만 원이다. 물론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지만 대학회계법에 따라 직원 인건비나 교육연구활동비는 자체 수입에서만 써야 한다. 직원을 확충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시립대의 등록금 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책과제를 시행했고,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5월 출범한 ‘서울시립대 등록금 정상화 공론화 위원회’가 지금까지 5차례 토론회를 했고, 11월에 최종 결론을 내기 위한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법정 한도 내에서 내년 등록금 인상을 고민하는 대학이 꽤 많은데….
“현재 고등교육법상 등록금에 대한 법정 인상한도(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미만)를 감안해서 내년에 만약 5%를 올려도 우리 대학은 현재 등록금이 너무 낮아 5만 원 올라가는 수준이다. 등록금을 올려 얻는 수익은 5억, 6억 원인데 이로 인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못 받는 페널티는 17억, 18억 원이다. 서울시립대는 국립대처럼 교육부에서 지원비를 받는 것도 아니고, 사립대처럼 재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서울시의회의 조례에 따라 등록금을 결정하는 식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취임사에서 서울시의 ‘싱크탱크’로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우리 대학은 시립대학인 만큼 서울시와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발굴하는 게 책무라고 생각한다. 현재 서울시 열린데이터 광장에 개방돼 있는 서울시민생활 데이터는 우리 대학의 도시과학 빅데이터·AI 연구원이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시립대는 서울디자인연구소를 신설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디자인 서울 2.0’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서울의 우수 정책을 발굴해 모듈화함으로써 해외 도시에 컨설팅해주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취약계층에게 평생교육원의 특화교육 과정을 무료로 들을 수 있게 하는 사업도 더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에서 실시하는 노숙인 자활 프로그램 ‘희망의 인문학’ 과정도 운영 중이다.”
―국제화 전략은 어떻게 추진하나.
“대다수 대학이 재정 수입 증대 차원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이었지만, 우리 대학은 소극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국제적 리더가 되기 위해서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현재 전체 교수의 1%(5명)인 외국인 교수 비율도 제고할 계획이다. 교수들이 해외 대학과 공동연구를 활발하게 해 연구의 국제화를 이룰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도 바꿔나갈 계획이다.”
―은평캠퍼스를 창업의 전진기지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밝혔는데….
“서울시립대는 서울시가 2030년까지 조성할 계획인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창업교육·평생교육·산학협력 중심의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창업대학을 신설하고 본교에 있는 창업지원단을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우리 대학이 그동안 창업에 대한 지원이 약했는데, 은평캠퍼스를 서울시와 대학의 협업단지로 만들어 창업자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 첨단대학원도 신설해 기업연계 채용형 계약학과도 운영할 생각이다. 은평캠퍼스는 2026년 착공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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