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스포츠 인사이드] 메시 때문에 핑크색 원단이 동났다
아디다스 북미 축구 담당 이사 토르 사우서드(40)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지난 7월 리오넬 메시(36·아르헨티나)가 미 프로축구 메이저사커(MLS) 인터 마이애미 입단식이 열렸던 날, 미국 전역 아디다스 매장과 창고에 있던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이 매진됐다. 그는 “너무 빨라서 증발된 것 같았다”고 했다. 유니폼은 재고가 넉넉한 상품인데, 메시가 입단한 날엔 24시간이 채 안 돼 동이 났다.
사우서드는 이미 지난 6월 메시가 미국으로 향하겠다는 TV 인터뷰를 했을 때 분홍색 원단을 최대한 확보해뒀다. 여전히 메시가 다른 팀으로 갈 가능성도 있었지만, 쏟아지는 주문을 감당하려면 모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판단. 공식 발표가 나자마자 평범한 유니폼 생산과는 다른 공정을 선택했다. 분홍색 원단을 동남아 아디다스 공장과 최대한 가까운 창고에 모아두고 팀 로고와 글자 등은 또 다른 공장에서 처리해 공정을 간소화했다. ‘메시 유니폼 대작전’이라 불러도 과장 없는 특급 프로젝트였다. 덕분에 공식 발표 후 4일 만인 7월 19일 메시 유니폼이 미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수요가 이런 대작전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유니폼 값이 성인 남자 체격 기준 160달러(약 21만원). 고가인데 메시 인기와 화사한 분홍색 유니폼 색감이 상승 효과를 일으켰다. MLS 2023시즌은 지난 2월 시작했고, 메시는 7월에 입단했는데도 9월 이미 그의 유니폼은 리그 선수 중 가장 많이 팔렸다. 입단식 첫날 유니폼 판매량은 50만장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모든 스포츠 선수 이적 첫날 최다 판매량으로 추산됐다. 2021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톰 브래디(36·은퇴) 2020년 탬파 베이 부카니어스, 르브론 제임스(39·LA 레이커스) 2018년 레이커스 이적 당시 첫날 유니폼 판매량을 다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8월 주문했는데 지금까지도 받지 못한 사람도 많다. 마이애미 구단주 데이비드 베컴(48·영국)조차 “친구에게 분홍색 메시 유니폼을 선물로 보내고 싶었는데,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희소가치 덕에 소셜미디어상에선 메시 유니폼을 받자마자 찍어서 올리는 유행도 퍼진다. 메시는 지난 23일 샬럿과 리그전(0대1 패)을 끝으로 14경기 11골, 리그컵 우승 트로피와 함께 미국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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