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라이노” 낙인에… 美 3번째 하원의장 후보도 낙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하원 다수당인 야당 공화당의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공화당 강경파가 집권 민주당에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3일 헌정 사상 최초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을 축출한 후 3주 넘게 확고한 새 하원의장 후보를 내밀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은 직후 친(親)트럼프 성향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원을 새 의장 후보로 추대했지만 존슨 의원 또한 중도파의 지지를 얻기 어려워 의장 선출을 장담할 수 없다.
그는 앞서 11일 가장 먼저 의장 후보로 추대된 스컬리스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머, 후보선출 4시간 만에 ‘백기’
‘친트럼프’ 존슨, 4번째 후보 추대
‘非트럼프’ 거부감에 선출 불투명
특히 24일 세 번째 의장 후보로 선출된 에머 원내총무는 선출 네 시간 만에 낙마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이 그를 ‘허울만 공화당원’을 뜻하는 ‘라이노(RINO·Republican In Name Only)’로 지목하면서 공화당 강경파들이 비토(veto·반대)에 나선 결과다. 공화당은 직후 친(親)트럼프 성향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원을 새 의장 후보로 추대했지만 존슨 의원 또한 중도파의 지지를 얻기 어려워 의장 선출을 장담할 수 없다.
● 트럼프 “내가 에머를 끝냈다”
하지만 에머 원내총무는 선출 네 시간여 만에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총 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에머는 라이노이자 공화당 유권자와 완전히 동떨어진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측근들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에머 원내총무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에머 원내총무가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는 투표에 참여한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이에 에머 원내총무는 이날 의총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했다. 23일에도 소셜미디어에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강한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에머 원내총무는 후보에는 가까스로 선출됐지만 의원 20여 명이 사퇴를 종용하자 백기를 들었다. 공화당 하원의원 221명 중 이탈표가 5표만 나와도 하원 과반(217표) 확보가 어려워 의장 당선은 불가능하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측근에게 전화를 걸어 “그(에머)는 끝났다. 내가 그를 죽였어(He’s done. I killed him)”라고 했다.
● 친트럼프 존슨, 네 번째 의장 후보
공화당은 에머 원내총무의 사퇴 직후 존슨 의원을 새 의장 후보로 추대했다.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은 사기’ 주장을 옹호한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수단, 예멘 등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 입국을 금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을 때도 지지했다.
존슨 의원은 의장 후보 선출 직후 “(하원의장 선출을) 매우 확신한다”며 “이 그룹(하원)이 기름칠 잘된 기계처럼 작동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존슨 의원에 대한 비(非)트럼프 의원의 거부감이 상당하다. 일각에선 중도파와 친트럼프파의 연합 차원에서 물러난 매카시 전 의장을 다시 추대하자는 주장까지 내놨다. 이들은 공화당 강경파 의원모임 ‘프리덤코커스’의 공동 발기인이며 이미 의장 후보에서 사퇴한 조던 법사위원장을 하원 부의장으로 추대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중도파가 이를 받아들이면 매카시 전 의장의 재추대 또한 용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적지 않은 공화당 의원들이 세 차례의 의장 후보 낙마로 난맥상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에 우려를 표했다.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CNN에 비토 의원들을 향해 “(집권) 민주당과의 차이에 비하면 공화당 의원들 간 차이가 없는데도 반대하는 후보를 낙마시키려고 민주당 편에 서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카타르서 LNG선 5조원대 수주 계약 체결…韓 조선업 사상 최대
- [김순덕 칼럼]정실인사도 부패다
- ‘민노총 간첩단’ 1심 선고 전 석방되나… ‘재판지연 후 보석 전략’ 우려[법조 Zoom In]
- 충남 공주서 규모 3.4 지진…대전·세종서도 흔들림 감지
- “출근길 대란 피했다”…경기 버스 노사 협상 타결
- “무단결근으로 현장 힘들게 하는 노조 간부, 이게 노동 탄압” [사설]
- 예상 뛰어넘는 저출산 속도… ‘인구절벽’ 바닥이 안 보인다[사설]
- 어민이 신고한 ‘탈북 목선’… 느슨한 감시망 조여 빈틈 메우라 [사설]
- 박용진 “한동훈, 폼 잡고 제시카법 발표” vs 법무부 “사실 아냐”
- 빅뱅 지드래곤도 마약 혐의로 입건… 이선균과 별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