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하마스 공격 진공상태서 생긴것 아냐”… 이스라엘 “사퇴하라”

이청아 기자 2023. 10. 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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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이스라엘의) 숨막히는 정령하에 있었다."

포르투갈 출신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두둔하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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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테흐스 “이스라엘, 국제법 위반”
하마스 공격 두둔 취지 발언 논란
이스라엘 “테러 판치는 세상 원하나”
유엔 직원 대상 비자발급 거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 정책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공격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뉴욕=AP 뉴시스
“하마스의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이스라엘의) 숨막히는 정령하에 있었다.”

포르투갈 출신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두둔하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67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 후 56년간 탄압을 거듭해 이에 반발한 하마스의 공격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민간인 납치와 살상을 지지한 격이라며 구테흐스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번 사태의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의 땅이 계속 잠식당하고 집이 철거되는 것을 지켜봤으며 폭력에 시달렸다”고 했다. 또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북부에 지상군을 투입하기에 앞서 주민 대피령을 내린 것도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장소의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장관(앞줄 오른쪽)은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민간인의 사진을 들고 “테러가 판치는 세상을 원하느냐”며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구테흐스 총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뉴욕=AP 뉴시스
이스라엘은 거세게 반발했다. 같은 회의 석상에 있던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민간인의 사진을 든 채 “사무총장은 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냐”며 “테러가 판치는 세상에서 살고 싶으냐”고 반문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 또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부끄러운 줄 알라.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후 탄생한 조직(유엔)의 수장이 이런 끔찍한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반발하며 구테흐스 총장의 즉각 사임을 촉구했다. 이어 에르단 대사는 현지 인터뷰에서 “유엔 대표단의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것”이라며 “이미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의 비자 요청을 거절했다. 그들(유엔)을 가르쳐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논란이 확산되자 X에 자신의 연설에 대해 “팔레스타인인의 불만이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동시에 그러한 끔찍한 공격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집단적 처벌을 정당화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은 이날 가자지구 인근을 찾아 “전술, 전략적인 고려로 지상공격이 지연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지상전) 준비가 됐다. 정치권과 협의해 다음 단계의 형태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는 하마스 및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 고위급 인사와 회동한 사실을 공개하며 이스라엘을 위협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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