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회장 "전기차의 현실 마침내 드러나는 중"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10. 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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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의 자동차 메이커인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세상은 마침내 실상을 깨닫고 있다(People are finally seeing reality.)"고 전기차에 대한 한계를 지적했다.

아키오 회장은 "전기차 시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차 산업의 강점은 장기간에 걸친 실용차 제작과 실패 경험에서 나올 것"이라며 "나는 현실이라고 보는 것을 계속해서 말해왔고 누군가는 자동차 소비자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업계에 알려야 한다고 여겼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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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전기차 bZ4X/사진제공=토요타

세계 1위의 자동차 메이커인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세상은 마침내 실상을 깨닫고 있다(People are finally seeing reality.)"고 전기차에 대한 한계를 지적했다. 세계 최고기업이면서도 전기차 생산에 올인하지 않고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했던 토요타의 전략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자신감으로도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재팬모빌리티쇼(Japan Mobility Show, 옛 도쿄모터쇼)에서 일본자동차공업협회 회장 자격으로 연설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키오 회장은 14년 동안 토요타 CEO(최고경영자)로 일하다가 올해 자리에서 물러나 일본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이끈 토요다는 오랫동안 자동차 산업이 하이브리드 가솔린-전기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 이외의 다른 가능성에 계속 투자하면서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테슬라가 전기차 혁신을 이끌며 돌풍을 일으킬 때도 소비자 관점에서는 전기차의 비용편익이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놓고 반박하기도 했다.

아키오 회장은 4년 만에 열린 이 모터쇼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며 전기차 위주의 규제 정책을 비판했다. 전기차가 그 자체로는 탄소배출을 하지 않지만 동력원인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게다가 전기차 동력원인 배터리를 제조하기 위한 희소금속 광물인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을 캐내기 위해 탄소배출보다 극심한 환경파괴가 이뤄지는 현실에 대한 비판도 함축하고 있다.

토요타코리아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식물관PH에서 하이브리드 미니밴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고 있다. 4세대 완전 변경 모델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합된 하이브리드 동력 시스템 미니밴으로 가격은 AWD 모델 6200만원, 2WD 모델 6400만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제조업계는 그간 높은 비용과 자원 부족 및 제한된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 산업체계가 직면하게 될 현실과제에 대해 테슬라 등에 맞서 목소리를 높여왔다.

최근 전기차 업계는 초기 단계를 넘어 실제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키오 회장의 발언을 전하면서 올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가 꺾였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Canalys)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전년비 49%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시기엔 63% 수준이었다. 게다가 전체 전기차 가운데 과반인 55%가 중국에서 판매된 내수물량에 국한됐다. 중국을 제외하면 전기차 붐은 확연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주 미시간 주에 있는 전기 픽업트럭 공장의 개장을 연기했다. 2024년 중반까지 4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자체 목표도 이미 포기한 상황이다. 포드 자동차는 전기차 트럭 수요가 주춤하자 F-150 라이트닝 모델 생산 공장의 근무 교대 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아키오 회장은 "전기차 시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차 산업의 강점은 장기간에 걸친 실용차 제작과 실패 경험에서 나올 것"이라며 "나는 현실이라고 보는 것을 계속해서 말해왔고 누군가는 자동차 소비자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업계에 알려야 한다고 여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이상적인 기준으로 규제를 만들면 피해를 보는 건 일반 소비자"라고 지적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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