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강인권 “페디 PO 1차전 등판”, 김원형 “전적으로 내 책임” 극명하게 엇갈린 준PO 총평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NC가 파죽의 가을 4연승으로 kt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 가을 무대를 연장한 강인권 NC 감독은 시리즈 내내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을 칭찬했다.

반면 지난해 통합 우승에서 준플레이오프 ‘업셋’의 비극 희생양이 된 김원형 SSG 감독은 한 시즌 동안 고생한 모든 이들에 감사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다음 시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NC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SS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6, 1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마틴이 2회 결정적인 역전 3점포를 터뜨린 뒤 잡은 2점의 리드를 불펜이 끝까지 잘 지키면서 준플레이오프 3연승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와 함께 정규시즌 2위인 kt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NC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포함, 4연승 신바람으로 다시 업셋을 준비한다.

선발 태너 털리가 2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무너져 고민을 안겼지만, 이후 등판한 투수들이 자기 몫을 잘하며 SSG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이재학 김영규 류진욱 임정호, 그리고 마무리 이용찬까지 이어진 불펜이 분전했다. NC로서는 팔꿈치 타박상이 있는 에이스 에릭 페디를 이번 시리즈에 소진하지 않고 3연승을 기록했기에 더 큰 성과였다. 페디는 휴식 시간을 충분히 번 만큼 플레이오프부터는 정상적인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선에서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내내 고비 때마다 자신의 몫을 한 1~6번 타순이 이날도 좋은 활약을 했다. 손아섭 박민우 박건우 마틴 권희동 서호철로 이어진 1~6번 타순은 이날 모두 안타를 기록함은 물론 타점과 득점을 주고받으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MVP로는 2회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터뜨린 제이슨 마틴이,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로는 매 경기 나가 승부처에서 SSG 타선을 잠재운 김영규가 선정됐다.

경기 후 강인권 NC 감독은 “오늘 경기 초반에 추가 득점이 안 나오면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 불펜들이 자기 임무 충분히 잘해 주면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준플레이오프를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불펜 투수들의 분전을 치켜세웠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잘한 선택을 뽑아달라는 질문에는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선택한 것은 나만의 소신인 것 같다. 그게 운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8회 임정호를 계속 밀고 가며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에 대해서는 “이재학이 다치면서 필승조들이 앞으로 당겨졌다. 류진욱도 8회까지 막고 그 다음에 바꾸려 했는데 투구 수가 많았다. 8회는 무조건 임정호가 등판해야 한다 생각했다”면서 “이용찬이 8회에 나오기에는 빨랐다. 불펜 코치가 임정호의 공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태곤의 타구에 오른손을 맞아 강판된 이재학에 대해서는 “정확한 보고를 못 받았다. 큰 부상은 아니고, 타박상 정도인 것 같다”고 안도했다.

계속해서 흔들리다 이날 처음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마무리 이용찬에 대해서는 “오늘 이제 조금 자기 모습을 찾은 것 같다. 마운드에서 여유가 있어 보였고, 자기 구위 찾으니까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투구 펼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을 받는 에릭 페디의 등판 시점에 대해서는 “페디는 내일 등판할 예정이었다. 지금 현재로서는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페디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감각적으로 떨어질 것 같긴 한데 아직 시간이 있다. 불펜 피칭으로 한번 대처하고, 경기 초반에만 조금 어려울 것이다. 한 이닝 정도 던지면 되찾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3연승을 한 대목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분위기를 탄 것 같다. 어려운 경기들을 이겨 내면서 선수들 자체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그러면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면서 가장 결정적인 경기로는 3차전을 뽑았다. 강 감독은 “예상치 않게 태너가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거기서 고민을 했다. 2번째 투수를 누구를 올리고 많은 이닝을 어떻게 끌어 갈까 그런 고민을 했다. 결국 김영규, 류진욱, 임정호, 이용찬 등이 좋은 활약을 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한숨을 돌렸다.

“선수들 체력적이나 정신적으로 피로도가 높을 것 같다. 다행히 휴식 시간을 벌었으니 kt를 맞이해서 잘 준비하겠다”고 구상을 밝힌 강 감독은 플레이오프 상대인 kt에 대해 “선발이 워낙 탄탄하다. 외국인 2명을 빼고 국내 선발투수 어떻게 꾸릴지 다시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경계했다.

가을야구 들어 모두 부진했던 태너에 대해 “변화구가 정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지금 자기가 던지고 싶은 커맨드가 안 되는 점도 있어 마운드에서 당황하는 게 보인다. 본인이 자기 모습 잘 찾아가면 이겨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지난해 KBO리그 역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그리고 통합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룬 SSG는 정규시즌 3위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판도 이기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1차전 선발로 나선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못했고, 타선은 비교적 활발한 출루에도 불구하고 승부처에서 고전하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SSG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리드를 잡은 순간은 3차전 2회 최정의 역전 홈런이 터지고 난 뒤, 2회 마틴의 재역전 3점 홈런이 나오기까지 10~20분이 고작이었다. 올해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로 고전한 SSG는 승리를 추구하면서도 팀을 재건해야 한다는 고난이도의 과제를 떠안았다.

경기 후 김원형 SSG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경기 총평보다는, 먼저 어떻게든 오늘 1승을 해서 경기를 한번 더 끌고 가야 했다. 패배로 이어져서 그 점이 많이 아쉽다. 1년 동안 SSG 팬분들이 오늘도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내일 꼭 경기를 할 수 있게 많은 응원과 기대를 해주셨는데 감독으로서 죄송하다”고 먼저 고개를 숙였다.

다만 선수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한편으로는 오늘 패배를 했지만, 1년 동안 선수들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집중을 다해줘서 고마웠다. 시즌 끝났으니까 그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면서 “그리고 오늘 경기에 있어서는 빠른 교체 타이밍이 개인적으로 어쨌든, 타이밍이 그렇게 됐다. 투수 교체나 대타나 이런 것들이 잘 안 맞아 떨어졌다. 전적으로 내 책임이 크다”고 탈락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시리즈에서 남은 아쉬움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는 1차전에 선취점을 뽑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그 점이 가장 아쉽다. 뒤에 갈수록 힘이 부치는 것은 있었는데, 초반에 점수를 뽑을 수 있는 상황에 점수로 연결하지 못한 게 아쉽다”면서 “오늘 경기는 최정의 만루 홈런으로 흐름을 가져왔는데, 바로 다음 이닝에 (실점) 상황이 생겼다. 투수들이 어떻게든 막아서 마지막까지 가져갔는데, 지금 상태에서는 힘이 부족한 것 같다”고 되짚었다.

4회 투입한 커크 맥카티에 대해서는 “오늘은 가릴 게 없었다. 맥카티는 30구 이내로 던지게 계획은 했는데, 초반에 (오)원석이가 제구가 불안정해서 실점을 했다. 3회부터 (노)경은이를 쓸 생각이었는데, 더 빨리 쓰면서 거기서 꼬였다. 맥카티도 빨리 쓰게 되면서 한 이닝 더 쓰면서 투구 수를 더 가져가야 했다. 경기 감각이나 그런 것들을 고려해야 했는데, 오늘은 그럴 겨를 없이 다 써야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시즌 구상에 대해서는 “아까 잠깐 미팅을 했다. 올해 정말 수고 많았고, 평소에 감독으로서 표현하지 못한 고마움을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 작년에 처음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서 좋은 모습들만 간직하고 있었다”면서 “나도 가을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런 것들을 뒤로 하고 얼마 안 있으면 11월부터 캠프 해야 한다. 내년에는 이런 아쉬움이 좋은 모습으로 바뀔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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