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승부수에 ‘디펜딩 챔피언’ SSG의 가을이 스쳐 갔다…“어떻게든 이겨보려 했으나, 힘이 부족했다”

SSG 노경은이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창원|정지윤 선임기자

준플레이오프(준PO) 3연패. ‘디펜딩 챔피언’ SSG의 가을이 스쳐 갔다.

SSG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준PO 3차전에서 6-7로 패배했다. 2패를 떠안고 경기를 시작한 SSG는 그야말로 총력전에 나섰다. 선발 투수 오원석이 1회에만 3실점 하며 흔들리자, 노경은을 2회부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득점권 기회에서 대타 작전도 적극적으로 걸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SSG는 최정의 만루포 등으로 5-3 역전에 성공한 뒤 맞은 2회말 선발 투수 오원석이 1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노경은을 긴급하게 투입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노경은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박건우에게 적시타(1점), 제이슨 마틴에게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고 5-7 재역전을 내줬다.

SSG 최정이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2회말 만루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창원|정지윤 선임기자

SSG는 직후 3회초 공격에서 좋은 기회를 잡았다. 선두 타자 하재훈이 NC 선발 태너 털리에게 볼넷을 골라 나갔다. NC도 구원 투수 이재학을 급히 올려 박성한을 3루수 뜬공으로 잡았으나 김성현, 오태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순식간에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반대로 만루 기회를 얻은 SSG는 김민식 타석 때 최지훈을 대타 카드로 꺼내 들었다. 선발 포수를 경기 초반 교체한 2번째 승부수였다. 그러나 SSG는 최지훈이 내야 땅볼 병살타를 쳐 단 1점도 내지 못했다.

4회초 한유섬의 적시 2루타로 1점 따라간 SSG에 6-7로 뒤진 7회초 어쩌면 마지막이었던 득점 기회가 왔다. 2사에서 김성현이 귀중한 볼넷을 얻어 살아나갔고, 오태곤이 NC 류진욱과 12구째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2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재원 타석 때 최주환을 대타로 내세운 SSG는 NC가 좌완 임정호로 맞대응하자 다시 우타자 강진성을 타석에 내보냈다. 그러나 강진성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SSG의 3번째 승부수 또한 통하지 않았다.

김원형 SSG 감독이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창원|정지윤 선임기자

김원형 SSG 감독은 경기 뒤 “경기를 치르면서 빠르게 교체를 가져갔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투수 교체나 대타가 잘 안 맞아떨어진 것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아쉬웠던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최)정이가 만루홈런으로 흐름을 가져왔는데, 바로 다음 이닝에 역전당하는 상황이 생겼다. 뒤에 나온 투수들이 어떻게든 막아내서 마지막까지 기회를 가져갔는데, 지금 상태에서는 저희의 힘이 부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2023시즌 고생한 선수들과 열렬히 응원해준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어떻게든 1승을 해서 내일까지 경기를 더 가져갔어야 하는데, 패배로 이어져서 그 부분이 정말 아쉽다. SSG 팬분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는데, 감독으로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경기마다 집중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창원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