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카타르에서 202억 달러 ‘운동장’ 만든 尹…‘중동 2.0’ 화려한 시동
영빈관 찾아온 빈 살만, 카타르는 내년 국빈방한…정상 친목
중동 ‘빅3’ 외교…尹대통령 4박6일 사우디·카타르 순방 결산
[헤럴드경제(리야드·도하)=최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박6일 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하면서 총 202억 달러(27조3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출 수주했다.
이번 순방으로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중동 BIG 3’ 국가 국빈 방문을 마무리하며 세 나라에서만 792억 달러(106조9000억원)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을 만들면서 ‘중동 2.0’ 전환을 화려하게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단이 탑승한 공군 1호기는 25일(현지시간) 카타르의 하마드 국제공항을 출발해 서울로 향했다. 공군 1호기는 26일(우리시간) 서울에 도착한다.
카타르측에서는 알 수베이 자치행정부 장관, 알 하마르 주한카타르 대사가 환송했다.
윤 대통령은 1박2일 간 카타르 국빈방문 일정에서 총 12건의 MOU 및 계약을 체결해 46억 달러(6조2000억원) 이상의 수출·수주 성과를 거뒀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이 카타르 에너지와 39억 달러(5조2000억원) 규모 LNG 운반선 계약을 체결, 단일 계약으로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올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으로 성사된 290억 달러(39조2000억원) 규모의 MOU 계약, 올해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 UAE의 300억 달러(40조5000억원) 투자 약속에 이어 이번 윤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달성한 156억 달러(21조1000억원) MOU, 카타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 46억 달러 등 총 792억 달러 규모의 수출 수주 성과를 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도하 프레스센터에서 “중동 ‘Big 3’ 국가와의 협력을 완성해 탈탄소 기반의 ‘중동 2.0’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특히 사우디의 비전 2030, 카타르의 국가비전 2030에 따라 달라진 인프라 수요에 맞게 ‘스마트 인프라’ 협력을 통해 메가 프로젝트 수주전을 선점했다. 중동의 인프라 수요는 토목과 건축 위주의 1세대 인프라, 석유화학플랜트와 담수와 설비 등 2세대를 거쳐 친환경 스마트 도시로 대표되는 3세대 인프라로 변하고 있다.
사우디에서는 양 정상이 네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우리 기업이 수주를 추진 중인 250억 달러 규모의 철도터널, 옥사곤 항만 사업 등 연말부터 추가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수석은 “사우디 측에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 키디야(엔터테인먼트 단지), 홍해 개발, 로신(주택공급), 디리야(유적지 개발) 메가 프로젝트의 수주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에너지 강국인 사우디, 카타르와 에너지 안보 협력에서도 성과를 냈다.
정부는 사우디와 530만 배럴의 원유공동비축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UAE와 체결한 400만 배럴 규모의 국제공동비축사업에 이어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 대응력을 한층 강화했다.
카타르와는 안정적인 LNG 공급 방안을 논의하고 협력 범위도 LNG 운반선 건조, 선박 운영과 유지보수 등 LNG 전후방 산업 전반의 협력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사우디와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를 체결하고, 155억 달러 규모의 블루 암모니아 생산협력 계약 등을 통해 중동의 핵심 협력국과 수소 연대를 구축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에서 국방, 방위산업 문제를 논의하고,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윤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자와 공동성명을 도출했다. 한-사우디 간 43년 만에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44개항에서 양국 간 협력과 주요 국제안보 현안에 대한 공통된 입장을 포괄적으로 다뤘다.
국방·방산 분야에 대해 한-사우디는 “양국 공통의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 및 국제 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국방·방산 분야에서 협력과 조정을 증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대공 방어체계, 화력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라며 “성사 단계에 와있고 규모가 상당하다”고 밝혔었다.
아울러 양국은 이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와 예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북핵 문제까지 국제 정세와 관련해서도 폭넓은 합의를 도출했다.
카타르는 세계적인 주요 방산 수입국 중 하나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산 협력 MOU를 체결해 방산 정보 교환과 공동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방산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을 구체적인 성과로 실현해 나가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는 2시간여 동안 정상회담 관련 일정을 함께하고, 윤 대통령이 떠나기 직전 38분 간 단독 환담으로 정상 간 친목을 도모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윤 대통령의 숙소인 영빈관을 직접 찾아왔고, 직접 차량을 운전해 행사장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앞서 공군1호기가 사우디 영공에 진입했을 때 사우디 측 F-15 전투기가 공군1호기를 호위하며 예우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사우디 왕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 때 양 정상 뒤에서 김 여사가 함께 이동했고 사열대에 두 정상과 함께 올랐는데, 이는 사우디의 외교행사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타밈 빈 하마드 알싸니 카타르 국왕에게 국빈 방문을 초청했다. 타밈 국왕은 이를 수락하며 내년 방한하기로 하고 외교경로를 통해 협이해 나가기로 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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