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내리막길…SSG, 가을야구 무대서도 '광속 탈락'[준PO]
[창원=뉴시스] 김희준 기자 =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가 반전을 일구지 못한 채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했다.
SSG는 25일 창원 NC파크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쏠 KBO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6-7으로 졌다.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내주고 벼랑 끝에 몰린 SSG는 3차전에서 최정의 만루포에도 패배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루 홈런을 치고도 패배한 최초의 팀이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지난해 정규시즌에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1위를 확정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 '디펜딩 챔피언'에게는 씁쓸한 성적표다.
SSG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5강 후보로 분류됐으나 우승 전력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시즌 초반 선두 싸움을 벌이면서 우승 팀의 저력을 선보였다. 7월까지는 LG 트윈스와 2강 구도를 형성했다. 7월의 마지막 날 LG에 불과 2.5경기 차로 뒤진 2위였고, 당시 3위이던 두산 베어스와 격차는 6경기였다.
그러나 8월 중순까지 2위를 유지하던 SSG는 부진에 빠지면서 점차 순위가 하락했다. 8월에 10승 13패에 머문 SSG는 9월에는 6승 2무 15패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8월 19일 3위로 밀린 SSG는 9월 7일 4위로, 이틀 뒤인 9일 5위로 떨어졌다. 9월 12일 인천 KT 위즈전부터 17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5연패를 당하면서 6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마운드가 크게 흔들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발 투수가 모두 제 몫을 하지 못했고, 이는 불펜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투타 엇박자도 심각했다. 어쩌다 투수들이 잘 던지는 날에는 타선이 침묵했다.
부진을 거듭하던 SSG는 10월에 반등했다. 12경기에서 10승 2패를 거뒀다. NC, 두산 베어스와 시즌 끝까지 순위 경쟁을 펼친 끝에 3위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준PO를 앞두고 "정규시즌 막바지에 선수단의 좋은 분위기와 집중력 그리고 이기고자 하는 하나 된 힘으로 준PO에 진출했다. 그런 모습을 이번 시리즈에도 계속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준PO 무대에서 찬스마다 침묵한 타선이 SSG의 발목을 잡았다. 좀처럼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1차전에서 뽑은 3점 중 1점은 희생플라이로, 2점은 홈런으로 얻은 점수였다. 2차전에서는 한유섬의 홈런 두 방으로 3점을 냈을 뿐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다.
준PO 1차전에서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갔지만 타선은 화답하지 못했다. 번번이 찬스를 놓쳤고, 무실점으로 버티던 엘리아스는 8회 김성욱에게 결승 투런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2차전에서도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유섬의 홈런 두 방을 제외하고는 적시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토종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3이닝 4실점하며 흔들린 것을 극복하지 못했다.
1~3회 선두타자가 출루했지만 홈에 불러들이지 못했다. 3회에는 무사 1, 2루에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빈 손으로 이닝을 끝냈다. 8회 2사 1, 3루, 9회 2사 1, 2루에서 모두 득점에 실패했다.
준PO 3차전에서는 시즌 막판 SSG를 괴롭힌 투타 엇박자가 도드라졌다.
최정이 2회 만루 홈런을 날리는 등 타선이 한층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투수진이 무너졌다. 선발 오원석이 1⅓이닝 5실점했고, 뒤이어 등판한 노경은도 제이슨 마틴에 역전 3점포를 헌납하며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노경은의 뒤를 이어 나온 커크 맥카티(2이닝), 고효준(1이닝), 최민준(1이닝), 서진용(1이닝)이 무실점 투구를 펼치자 이번에는 타선도 침묵했다. 1점차를 극복하지 못한채 NC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SSG는 씁쓸함만 남긴채 시즌을 끝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좋은 모습들만 머릿 속에 간직하고 있었는데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패배의 쓴 맛을 봤다"며 "내년에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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