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 페디 단 1이닝도 안 쓰고 시리즈 스윕→업셋 성공, NC '가을의 기적' 만들었다! [준PO3]

창원=양정웅 기자 2023. 10. 2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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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창원=양정웅 기자]
NC 다이노스 선수단. /사진=NC 다이노스
NC 에릭 페디.
에이스가 가을야구 4경기, 36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에도 기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NC 다이노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시리즈 업셋에 성공했다.

NC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를 기록한 NC는 SSG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 KT 위즈와 상대하게 된다.

NC는 1회 말 권희동과 서호철이 연속 적시타를 터트리며 3점을 먼저 올렸다. 선발 태너 털리가 2회 초 최정에게 만루홈런을 맞는 등 3-5로 역전을 당했지만, 2회 말 제이슨 마틴이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트리며 다시 7-5로 경기를 뒤집었다. 4회 초 한유섬의 1타점 2루타로 한 점을 따라잡혔지만, 이재학(2⅔이닝 1실점)-김영규(1⅓이닝 무실점)-류진욱(⅔이닝 무실점)-임정호(1⅓이닝 무실점)-이용찬(1이닝 무실점)의 계투 속에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NC는 상위팀을 꺾고 시리즈 업셋을 달성했다. NC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선수 3명(김주원, 김형준, 김영규)이 차출되기 전까지만 해도 2위 KT 위즈와 1경기 차 3위를 유지하고 있었다(9월 22일 기준). 그러나 이후 연패에 빠지며 NC가 떨어지는 사이, SSG가 10월 들어 NC와 맞붙은 5경기에서 4승 1패를 거두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10월 17일)에서 SSG가 두산에 5-0으로 승리하고, NC가 KIA에 1-7로 패배하면서 SSG가 3위, NC가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에릭 페디.
NC는 정규시즌 막판 또 하나의 악재를 맞이했다. 바로 에이스 에릭 페디(30)가 부상을 당한 것이다. 페디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인 16일 광주 KIA전에서 6회 말 고종욱의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았고, 검진 결과 오른쪽 전완부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이후 페디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페디는 올해 NC를 넘어 KBO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올 시즌 NC 유니폼을 입은 페디는 30경기 180⅓이닝을 던지며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거뒀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에서 1위에 오르며 2011년 KIA 윤석민 이후 12년 만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3관왕)을 차지했다. 또한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한 것도 역대 5번째이자 1986년 해태 선동열(24승-214탈삼진) 이후 무려 37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당연히 페디의 호투가 필요했고, NC는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페디의 이름을 올렸다. 강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종료 후 페디의 상태에 대해 "하루하루 회복되는 것 같고 처음보다, 어제보다 오늘이 좋은 상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1차전의 선발투수는 페디가 아닌 신민혁이었다. 페디의 몸 상태가 완벽히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강인권 감독은 1차전 시작 전 인터뷰에서 "오늘(22일) 최종 점검으로 불펜 피칭을 했다"며 "상태를 보고받은 후 (등판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에릭 페디.
하지만 NC는 2차전 선발도 페디가 아닌 송명기를 냈다. 강 감독은 1차전 종료 후 "페디가 불펜 투구 19구를 했고, 90% 정도의 회복상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안감이 있다고 얘기해서 2차전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 "회복상태를 보면서 페디 등판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조금씩 불안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페디는 1, 2차전 모두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하며 상태를 체크했지만,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다. 강 감독은 2차전 시작 전 페디를 3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그러나 2차전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는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 죄송하다"며 선발투수를 태너 털리로 변경했다.

그래도 NC는 페디가 없이도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1차전에서는 선발 신민혁이 5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상대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8이닝 2실점)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어 2차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나선 송명기가 3이닝 2실점을 기록한 후 좌완 최성영이 1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송명기의 빠른 강판을 수습했다.

3차전에서는 믿었던 태너가 2이닝 5피안타 5실점으로 흔들렸다. 하지만 불펜진이 남은 7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으면서 시리즈에 마침표를 찍었다. 페디를 단 1이닝도 쓰지 않고 만들어 낸 업셋이었다.

강 감독은 3차전 경기 전 "(페디가) 안 된다고 하진 않을 것 같지만, 만약 4차전에도 안 된다고 하면 최성영이 나간다. 오늘 최성영이 등판하면 내일(26일) 페디가 나가고, 오늘 최성영이 안 나오면 최성영이 4차전에 나간다. 사실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다"고 미소 지었다. 시리즈가 4차전이 없이 끝나면서 페디의 준PO 등판은 무산됐지만,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KT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NC 에릭 페디.

창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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