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80주기 추모식..."어디 편히 쉬시겠나?"
보훈부 장관, 흉상 논란 질문에 원론적인 답변만
독립운동 관련 단체 '흉상 이전 반대' 팻말 들어
[앵커]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를 이끌었던 홍범도 장군의 순국 80주기 추모식이 흉상 이전 논란 속에 거행됐습니다.
추모식에 참석한 독립운동 단체 회원들은 홍 장군에게 강제 이주의 아픔을 다시 겪게 해서는 안 된다며, 흉상 이전을 반대하는 뜻으로 한때 대통령 화환을 안 보이게 돌려놓기도 했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홍범도 장군을 기리는 묵념에 이어 영정 앞에 시민들이 헌화합니다.
홍 장군 순국 80주기와 청산리 전투 103주년을 맞아 대전현충원에서 추모식이 거행됐습니다.
재작년 홍 장군의 유해가 카자흐스탄에서 송환된 이후 매년 열린 추모식이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육군사관학교에 놓인 홍 장군 흉상이 철거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박정환(지난 23일) / 육군참모총장 : (독립유공자 흉상 설치가) 일정 부분 대적관을 흐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육사의 설립 취지와 목적은 광복, 항일운동하는 학교가 아닙니다.]
최근 안중근 의사 동상을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하는 게 적절하냐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추모식에 참석했습니다.
홍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한 견해가 바뀌었는지 묻자 '최선의 예우를 다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박민식 / 국가보훈부 장관 : (육사에서 동상을 옮겨야 한다는 생각은 그대로이신 건가요?) 국가보훈부가 독립유공자를 최고로 예우하는 것은 대원칙이고 당연한 거죠. 그렇게 최고로 예우할 겁니다.]
독립운동 관련 단체 회원들은 추모식에 흉상 이전에 반대한다는 팻말을 들고 나왔습니다.
한때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이름이 안 보이게 돌려놓아 졌다가 바로잡히는 돌발상황도 일어났습니다.
홍 장군 유해 송환에 참여했다는 고려인은, 흉상 이전 추진에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채예진 / 대한고려인협회 국제협력부회장 : 장군님이 78년 만에 드디어 편히 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2년 만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많은 고려인들이 너무 속상하고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측도 카자흐스탄에 강제로 이주당해 힘든 삶을 산 홍 장군에게 또 강제 이주의 아픔을 겪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전현충원 말고도, 카자흐스탄 알마티 고려극장과 서울 서대문형무소 등 8곳에 마련된 추모공간에도 홍범도 장군을 기리는 시민들 발길이 종일 이어졌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 장영한 윤성수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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