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VAR 호러쇼' 토트넘-리버풀전 심판, 주심으로 복귀...팬들은 "OMG" 경악
[OSEN=고성환 기자] 희대의 오심을 저질렀던 대런 잉글랜드(38) 심판이 주심으로 돌아온다.
영국 '더 선'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심판이 리버풀-토트넘전 비디오 판독(VAR) 호러쇼 이후 처음으로 주심을 맡는다. 당시 그는 루이스 디아스의 정당한 골이 오프사이드로 잘못 판정됐을 때 대실책을 저질렀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잉글랜드 심판은 토요일에 열리는 카디프와 브리스톨 시티의 세번사이드 더비를 주관하는 임무를 받았다. 열띤 더비 경기인 만큼 냉정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잉글랜드 프로경기 심판기구(PGMOL)는 잉글랜드 심판이 다시 완전한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됐다고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잉글랜드 심판은 지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브렌트포드와 번리 경기에서도 4부심을 맡으며 업무를 재개했다. 7라운드에서 대형 오심을 저지른 그는 8라운드 경기에선 배제됐지만, 한 경기만 쉬고 난 뒤 바로 경기장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이젠 직접 휘슬을 들고 주심까지 맡을 예정이다.
잉글랜드 심판 외에도 당시 리버풀과 토트넘 경기에서 주심을 맡았던 사이먼 후퍼와 VAR 보조 심판(AVAR)이었던 댄 쿡도 모두 복귀했다. 후퍼 심판은 지난 주말 뉴캐슬과 크리스탈 팰리스전 VAR 심판을, 쿡 심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세필드 유나이티드 경기 부심으로 활동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1일 발생했다. 당시 리버풀은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토트넘과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맞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0-0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전반 34분 디아스가 토트넘 수비 뒤로 빠져나간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리버풀로서는 커티스 존스의 퇴장 속에서 만들어 낸 귀중한 선제골. 하지만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고, VAR 판독에서도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리버풀은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1-2로 패했다.
경기 후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사실 디아스의 득점은 전혀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던 것. VAR실에선 원심이 득점 인정인 줄 알고 "체크 완료"라고 전했지만, 사실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었다. 선제골을 빼앗긴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이렇게 공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치른 경기를 본 적이 없다"라면서 "정말 미친 판정이었다"라고 분노를 터트렸다.
경기 후 PGMOL도 빠르게 오심을 인정했다. PGMOL은 "전반전에 심판이 중대한 실수를 했다. 디아스의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VAR이 관여해 득점으로 인정했어야 했다. 그러지 못한 것은 명백한 실수"라며 "결과적으로 VAR 심판 개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같은 판정이 내려진 과정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리버풀은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후속 개입이 없었다는 점은 불만족스럽다"면서 "이런 실패가 이미 '중대한 인간의 실수'로 분류된 것 또한 용납할 수 없다"라고 공식 성명을 냈다. 그럼에도 이미 끝난 경기 결과를 바꿀 순 없었다. PGMOL 조치는 당시 VAR 판독을 맡았던 잉글랜드와 쿡 심판을 다음 경기에서 제외하는 데서 그쳤다.
PGMOL이 공개한 당시 녹취록도 충격적이었다. 부심과 주심, VAR 심판 그리고 리플레이실 관계자가 나눈 대화가 전부 담겨있었다. 주심과 부심은 디아스의 슈팅이 골망을 가른 뒤 일단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그리고 VAR실과 소통하며 다시 한번 체크에 나섰다.
VAR실은 여러 앵글을 돌려본 끝에 골키퍼를 제외한 토트넘 최종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발에 정확히 라인을 그었고, 온사이드임을 확인했다. 그러곤 "체크 완료. 완벽해"라고 외쳤다. 그렇게 경기는 토트넘의 실점 후 킥오프가 아니라 프리킥으로 재개됐다. 그러자 리플레이실에선 "아니 잠깐, 잠깐, 잠깐. 원래 판정은 오프사이드였는데? 이게 맞는가?"라며 황급히 잘못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AVAR도 "맞다. 오프사이드"라고 말하다가 뒤늦게 문제를 깨닫고 "잠깐만. 잘못됐다"라고 놀랐지만, 경기는 이미 속행된 상황. PGMOL 담당자는 경기 중단을 요구했지만, VAR실에선 "지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라는 말과 욕설만 터져 나왔다.
PGMOL은 해당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토요일 저녁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해당 경기에서 '중대한 인적 실수'가 발생했음을 인정했다. VAR 개입을 통해 골로 판정됐어야 한다고 인정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PGMOL은 "모든 득점 상황과 마찬가지로 VAR 팀은 모든 부분을 확인했다. 현장 관계자들이 오프사이드로 골을 취소한 뒤 점검 단계와 절차가 시작됐고, VAR에 의해 올바르게 수행됐다. 킥을 차는 순간을 정확히 선택했고, (골키퍼를 포함한) 두 번째로 뒤에 있는 수비수 발에 정확히 2D 라인을 그었다"라고 덧붙였다.
VAR 심판진이 경기를 중단하고 득점으로 정정하지 않은 이유도 밝혔다. 하워드 웹 PGMOL 위원장은 "VAR실에서 잘못을 깨달았을 때 이미 20초가 지났다. 경기를 중단시킬 수 있을지 고려했지만, FIFA와 국제 FA 위원회 규칙에 따르면 불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클롭 감독은 재경기까지 요구하며 항의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9명으로 잘 싸우고도 패한 리버풀로서는 억울하기 그지없는 상황.
그럼에도 득점을 빼앗긴 당사자 루이스 디아스는 심판들을 용서했다. 그는 콜롬비아 '엘 에랄도'와 인터뷰에서 "골 문제가 조금 복잡했다. 당시 판정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팀원들에게 매우 큰 타격을 줬다"라면서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심판들도 인간이다. 마음을 편안히 먹고 받아들여야 한다. 다음번엔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관대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축구 팬들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팬들은 잉글랜드 심판의 주심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불쌍한 카디프와 브리스톨 시티", "왜 챔피언십(2부리그)이 그를 써야 하는가. 1부리그에서 충분하지 않다면 잘라라", "오 마이 갓. 어떻게 그가 다시 최고 수준 경기에서 심판을 맡는가? 그는 TV 모니터를 보면서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정말 약한 징계" 등의 댓글을 남겼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