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이위안 첫 디폴트…중 경제 미칠 영향에 촉각

▲ 중 비구이위안 건설현장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이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오늘(25일)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서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눈길이 쏠립니다.

부동산 시장이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선언이 단순히 부동산 부문 영향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구이위안 측은 그동안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지만, 디폴트에 빠지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탓입니다.

비구이위안은 현재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순위 7위지만, 경영난에 직면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 최대 업체였습니다.

지금도 중국 전역에서 여전히 3천 건 이상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직원 수는 7만여 명에 이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 규모만 보면 2021년 디폴트에 빠진 헝다그룹의 약 4배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비구이위안 디폴트의 충격이 헝다 때보다 클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2021년 당시 헝다 그룹의 디폴트 사태는 중국 경제 전반의 안정을 뒤흔드는 계기가 됐습니다.

헝다 사태와 전력 대란 등이 겹치면서 2021년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0%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한창이던 2020년 2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비구이위안이 이날 첫 디폴트를 선언했지만,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갈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중국 경제에 또 한 번 '뇌관'으로 작용할 거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 유예기간 종료가 줄줄이 이어진다는 점은 비구이위안이 '크로스 디폴트'(연쇄 지급불능)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하는 요인입니다.

당장 오는 27일 4천만 달러(약 541억 원), 다음 달 7∼8일 각각 4천876만 달러(약 660억 원)와 1천788만 달러(약 242억 원) 규모 이자 지급에 대한 유예기간이 끝납니다.

크로스 디폴트는 한 채무 계약에서 지급불능이 발생하면 채권자가 채무자의 다른 빚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지급불능을 선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구이위안의 총부채는 모두 1천870억 달러(약 253조 원)로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날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소식을 전하며 "중국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중국은 최근 일부 경제 지표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자 '긍정적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우려하던 비구이위안 '뇌관'이 터지면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백운 기자 cloud@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