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1m도 안 되는 땅에…‘선감학원’ 아이들 유해 찾았다
[앵커]
일제강점기부터 군사정권 시절까지 운영된 경기도 안산 선감학원에는 당시 강제노역을 하다 구타와 학대로 숨진 아이들이 지금도 묻혀있습니다.
지난해 시험 발굴에 이어 이번 2차 발굴에서도 아이들로 추정되는 유해가 대거 발견됐습니다.
이희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랑자로 지목된 아이들을 잡아 와 강제 노역을 시킨 곳, 선감학원.
40년에 걸쳐 5천 명이 구타와 학대를 당했고, 숨진 아이들은 암매장됐습니다.
간신히 살아나온 이 모 씨는 암매장지에서 발견된 쇳조각에서 50년 전 친구를 떠올렸습니다.
[이○○/선감학원 피해자 : "굴을 까서 먹을 때 사용하던 그 칼이라고… (죽은) 그 친구를 내가 묻었는데…."]
땅속에선 녹슨 원복 단추도 발견됐습니다.
[이규문/선감학원 피해자 : "동복 단추, 그러니까 아이들이 겨울에도 탈출하다가 죽은 애들이 있다…."]
지난달부터 한 달간 진행된 암매장지 2차 시험발굴.
분묘 40기가 추가 확인됐고, 15기에선 치아와 유품도 발견됐습니다.
12살에서 15살 사이로 추정되는 치아였습니다.
가장 작은 봉분은 폭이 1m도 되지 않습니다.
이곳에는 여섯 살쯤 된 어린이가 묻혔던 거로 추정됩니다.
1차 시굴에서 확인한 분묘 5기를 합치면, 암매장지 한 곳에서만 45기가 확인된 겁니다.
공식 기록된 사망자 수, 24명을 훌쩍 넘는 숫자입니다.
선감학원에서 고통을 견디다 못해 탈출을 시도한 아이는 기록된 것만 834명입니다.
[김진희/진실화해위 선감학원 조사팀장 : "더 많은 아동이 탈출 과정에서 사망하였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예상 암매장지 6곳 전면 발굴을 정부와 경기도에 권고했습니다.
이후 1년이 넘었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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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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