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깬 비야디 ‘탱크턴’…전 세계가 중국 전기차에 놀라다

이재덕 기자 2023. 10. 2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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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저팬모빌리티쇼’
비야디 U8, 360도 회전 과시
바퀴별 모터 4개 독립적 제어
혼다, 재활용 소재 모델 선봬
소니 합작 ‘아필라’ 출시 예고
도요타는 유연한 설계 강조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불참
신기술 뽐낸 비야디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저팬모빌리티쇼 행사장에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가 전시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U8’이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5일 일본 도쿄의 국제전시장 빅사이트에서 열린 저팬모빌리티쇼(옛 도쿄모터쇼) 행사장.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지난달 중국에서 출시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U8의 ‘탱크턴’을 시연하겠다고 밝히자 전 세계 언론들이 부스로 몰렸다.

탱크턴은 탱크처럼 제자리에서 360도를 도는 기능으로, 4바퀴가 달린 승용차에서는 이를 구현하기 쉽지 않다. 비야디 관계자가 U8 시동을 걸고 운전대를 조작하자 차량이 제자리에서 돌기 시작했다. 비야디는 “(4바퀴에 각각 연결된) 독립적인 4개의 모터가 정확하고 다양하게 각 바퀴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각각의 바퀴에 모터를 연결할 수 있는 전기차라서 구현이 가능했는데, 일본이 야심차게 준비한 모빌리티쇼에서 비야디의 탱크턴 시연은 자동차 강국인 일본 한복판에서 보란 듯이 자신들의 신기술을 뽐낸 것으로 인식됐다.

비야디는 최근 일본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1월 말에는 중형 SUV인 ‘오토3’가, 지난달에는 소형 전기차 ‘돌핀’이 출시됐다.

‘전동화 지각생’인 혼다,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이날 다수의 전기차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그동안 가솔린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차량(HEV)에 의존하면서 글로벌 전동화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으로 응수한 혼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이 재활용 아크릴 수지를 사용한 소형 전기차 ‘서스테이아-C’ 콘셉트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가장 큰 부스를 차린 업체는 혼다였다. 혼다는 이날 전기 스포츠카와 소형 전기차 콘셉트 모델 등을 공개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공개된 소형 전기차 ‘서스테이아-C’ 콘셉트 모델은 차체 표면이 알루미늄 등 금속이 아닌, 재활용 아크릴 수지로 만들어졌다.

아직까지 혼다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없지만, 현재 제너럴모터스(GM)와 전용 플랫폼을 공동 개발 중이다. 혼다는 소니와 합작해 전기차 브랜드 ‘아필라’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날 행사장에는 콘셉트 모델도 전시했다. 도요타는 목적에 따라 내부 디자인을 바꾸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전기차 ‘카요이바코’ 콘셉트 모델 등을 공개했다. 혼다와 도요타는 지난해 기준 전기차 판매량이 1만~2만여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2030년까지 전기차 30여종을 출시하고 각각 연 200만대(혼다), 연 350만대(도요타) 판매 목표를 내놨다.

전기차 전환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한발 앞서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개발해 아이오닉5·6 등을 출시했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51만대에 이른다. 차량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통합 운영체제(OS)도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다만 이번 행사에는 현대차그룹의 부품기업인 현대모비스만 참가했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관련 부품을 만든 경험으로 일본 완성차 업체를 공략하고, 현대차·기아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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