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비싼 키성장 주사… “정상 키 아동에겐 효과 확인 안돼”

김태주 기자 2023. 10. 2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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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 전경./식품의약품안전처

‘키 크는 주사’ ‘키 크는 약’으로 불리는 값비싼 성장호르몬 치료제가 키가 정상적인 아동에 대해서는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았지만 최근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달치 약값이 최대 수십만원에 달하지만, 키 큰 자녀를 원하는 부모들의 불안감을 파고들어 성장호르몬 치료제를 처방하는 병원과 클리닉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이 처방하는 성장호르몬 바이오 의약품 24개 중 성장호르몬 관련 환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거친 의약품은 하나도 없었다. 또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의료기관에 공급된 성장호르몬 의약품 1066만개 중 건강보험 급여 대상은 3% 수준(30만7000여 개)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7%는 관련 질병이 없는 소아나 청소년에게 비급여 처방된 것이다.

국내 의료기관에 납품된 성장호르몬 의약품 단가는 최소 1만2521원에서 최고 135만원 수준이다. 대부분이 일주일에 6~7회 맞아야 하는 주사제라, 한 달치를 처방받으면 약값이 60만~80만원에 달한다. 현재 국내에서 성장호르몬 치료제에 대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소아성장호르몬결핍증·터너증후군·소아만성신부전 등 저신장증 관련 환자뿐이다. 또래 중 키가 하위 3%에 해당하는 ‘특발성 저신장증’은 건보 적용이 안 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저신장과 관련한 질병이 없고, 키가 하위 3% 수준으로 작지 않은 경우에는 성장호르몬의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관련 처방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김영주 의원은 “허가 목적과 다르게 오남용 되고 있는 의약품에 대해 정부가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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