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2m 좁은 골목, 160여명 인파 몰리니…지능형 CCTV가 포착 “해산” 긴급방송

김보미 기자 2023. 10. 2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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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입구역 맛의거리 초입서 ‘밀집 가상훈련’
1㎡당 밀집도 5.33명 분석 후
지자체 상황실에 ‘심각’ 알람
경찰·소방서엔 출동 요청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1·2번 출구 주변은 먹자골목과 맛의거리, 화양제일시장이 위치해 주말엔 하루 2만8000명이 모이는 번화가다. 지난해 핼러윈에는 약 3만7000명이 찾았다.

25일 오후 맛의거리 초입에 있는 폭 2m 남짓의 좁은 골목길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음식점·카페·미용실·코인노래방 등이 15m가량 이어진 길이다. 골목을 향해 설치된 지능형 폐쇄회로(CC)TV가 분석한 현장 인원은 160여명, 화면에 초록색 네모 칸으로 표시된 1㎡당 밀집도는 5.33명이었다.

광진구와 서울시의 재난안전상황실에 위험 최고 단계인 ‘심각’ 알람이 울렸다. 서울시는 광진구에 현장 대응과 경찰·소방 출동을 요청했다. 광진구는 주민들에게는 해당 구간에 접근하지 말라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현재 계신 곳은 인파 밀집 심각 단계입니다. 좁은 골목으로 진입하지 마시고 현 지역에서 벗어나 우회해주시기 바랍니다.” 골목 인근에 스피커에서 해산 안내 방송이 나왔고, 순찰 중이던 구청 직원 7명이 현장 통제를 위해 도착했다. 곧이어 경찰 인력이 배치돼 골목 앞뒤를 막고 인파 해산을 유도했다.

“멈추지 마시고 앞사람을 따라 차분하게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경찰과 구청 직원은 유도봉을 들고 골목에 쓰러진 사람들을 둘러싸 보행 흐름을 만들었고, 곧 도착한 소방관이 부상자를 응급처치하고 구급차로 이송했다. 골목에 쏠렸던 인파는 통제 인력의 안내에 따라 차례로 큰길로 빠져나와 각자 다른 길로 흩어졌다.

이날 상황은 서울시가 광진구·경찰·소방과 함께 핼러윈 인파 밀집에 대비해 실시한 가상 훈련이었다. 건대입구역 주변으로 이달 말 핼러윈 기간 평소 주말의 1.5배 이상인 4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 관리와 인파 감지 시스템을 점검한 것이다.

평소보다 다소 불어난 인파를 본 한 시민이 119에 신고해 서울시와 자치구가 상황을 공유하는 초기 단계부터 1㎡당 3명 안팎이 밀집된 ‘주의’ 단계, 1㎡당 4명을 넘어선 ‘경계’ 단계, 1㎡당 5명을 넘어 부상자까지 발생하는 최악의 단계까지 실제 인원수가 현장에 투입돼 정해진 대응법을 실행했다.

군중 규모에 따른 대응 방식을 실제 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지능형 CCTV가 자동으로 관계기관에 경보를 전달하면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가상 훈련이 이뤄진 맛의거리 일대에는 CCTV 9대가 설치돼 있다. CCTV 기둥에 부착된 비상벨을 누르면 관제실로 연결돼 담당자와 상황을 공유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현장에서 “가슴 아픈 훈련을 했다”며 “서울시와 자치구, 소방과 경찰이 늘 긴장된 마음으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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