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2차전' 반면교사 삼은 전북, 무자비했다...90분 내내 확연했던 수준 차이

(베스트 일레븐=전주)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2차전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은 전북 현대가 홈에서 무자비한 공격력을 뽐내며 라이언시티(싱가포르)를 완파했다.

전북은 25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3차전 홈경기에서 라이언시티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뒀다.

홈팀 전북은 박재용이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문선민과 이동준이 좌우 측면에서 공격을 도왔다. 중원은 이수빈, 아마노 준, 박진섭이 지켰으며, 김진수, 홍정호, 정태욱, 안현범이 4백을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정훈이 꼈다.

지난 2차전 방콕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충격 패를 당했던 전북은 단단히 벼른 듯 전반 초반부터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라이언시티는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지만, 사실상 5백에 가까운 대영을 보이며 전북의 공세에 맞섰다. 그러나 이를 악문 전북의 공격을 버텨내기엔 버거웠다.

전북은 특히 이동준과 아마노 준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마음고생을 한 아마노 준은 중원에서 날카로운 발끝을 뽐냈다. 전반 5분에는 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려 전북에 리드를 안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대가 공격권을 가져가거나, 중원에서 공을 끌면 지체 없이 깔끔한 태클로 흐름을 끊었다.

이동준도 전북의 오른쪽 측면을 책임지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이동준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저돌적인 돌파를 십분 활용해 상대 수비를 휘젓고 다녔다. 이동준의 크로스는 파이널 서드에서 전북의 가장 위협적인 공격 옵션이었다. 전반 33분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도 이동준이 문전으로 쇄도한 후 빠른 타이밍에 올린 크로스 덕분에 얻어낼 수 있었다.

전북은 2골 차로 리드를 잡은 후반에도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전체적인 라인을 내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동준의 발끝은 후반에도 또 빛을 발했다. 후반 12분 이동준이 측면에서 빠르고 강하게 차 크로스를 올렸고,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흐른 공을 문선민이 그대로 밀어 넣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2차전 방콕 유나이티드전 패배가 전북에 반면교사가 됐다. 지난 2차전을 계기로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을 상대로도 방심은 금물이란 사실은 되새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훈을 얻고 돌아온 전북은 실로 무자비했다. 수준 차이가 확연했던 90분이다.

글=유지선 기자(jisun22811@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