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치아 200여점 나왔다…선감학원 집단 암매장 확인
공식 사망자 24명…"훨씬 더 많을 것"
경기 안산에 위치한 선감도, 여기에 소년들의 삼청교육대로 불린 '선감학원'이 있었습니다. 1942년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졌습니다. 불량아 교화하겠다며 아무나 끌고 가 강제노역시키고 군에 동원했습니다. 해방되면 당연히 문을 닫았어야 할 시설이죠.
그런데 해방 이후에도 선감학원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나 부랑아 취급하며 마구잡이로 데려가 하루 종일 노역시키고 수시로 때리고 기합 줬습니다. 못 이기고 사망하면 인근 야산에 한꺼번에 묻었습니다. 선감학원은 이런 식으로 40년간 아이들 수천 명을 학대한 곳입니다. 이곳 암매장지에서 피해 아동의 유해로 보이는 치아와 유품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김안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63살 이모씨는 지난 1970년 선감학원에 끌려갔습니다.
열살 때입니다.
5년 동안 강제로 일을 하고 수시로 맞았습니다.
도망치려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숨진 아이들을 직접 묻어주기까지 했습니다.
[이모 씨/선감학원 피해자 : 해변가에 떠밀려 오면 가마나 천 같은 것으로 둘둘 말아서…]
그런데 최근 이씨 등이 아이들을 묻었다고 지목한 곳에서 치아 200여점과 유품 20여점이 나왔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치아 등 유해를 감식한 결과 12살에서 15살 사이 아이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분묘는 대부분 150㎝도 안되는 작은 크기입니다.
진화위는 분묘의 크기 등을 근거로 당시 매장된 유해가 어린 아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씨는 땅 속에서 나온 유품 가운데 같이 있던 친구의 물건을 봤습니다.
[이모 씨/선감학원 피해자 : 뾰족한 부분으로 굴 껍데기를 이렇게 까서 굴 알맹이를 같이 나눠 먹고…]
선감학원에서 숨진 걸로 공식 인정된 건 24명뿐입니다.
진화위는 훨씬 더 많은 사망자가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김진희/진실화해위원회 조사팀장 : 탈출했다고 기록된 원아대장이 834건이 있습니다. 서해안 갯벌 지역이라 아동이 이동하기에는 매우 위험하고…]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 검증이 쉽지 않습니다.
산성도가 높고 습한 땅이라 유해 일부조차 발견하지 못한 분묘가 절반이 넘습니다.
[김영배/선감학원 피해대책협의회장 : 국가와 지방행정부가 신속히 나서서 묘역 일대에서 유해 발굴부터 할 것을 시급히 요청드립니다.]
진화위는 오는 12월 선감학원과 관련된 진상규명 결과를 종합해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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