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꿈의 UCL 무대 데뷔골 터트릴까... 현지서도 엇갈린 전망 '실력으로 증명한다'

김우종 기자 2023. 10. 2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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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이강인(왼쪽)과 킬리안 음바페. /AFPBBNews=뉴스1
이강인. /사진=PSG 공식 SNS
이강인. /AFPBBNews=뉴스1
파리 생제르맹(PSG)의 미드필더 이강인(22)이 '별들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과연 데뷔골을 터트릴 수 있을까. 이강인이 구단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남다른 각오를 전하며 선전을 다짐했다.

PSG는 오는 26일 오전 4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AC 밀란(이탈리아)을 상대로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이강인의 출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사령탑인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 호평한 바 있다. 엔리케 감독은 앞서 스트라스부르와 9라운드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에 대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있는 폭발력 있는 선수"라면서 "우리 팀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미드필더"라고 치켜세웠다. 또 엔리케 감독은 "폴스 나인(가짜 공격수)과 윙어로 뛸 수 있는 공격수가 이강인"이라면서 "득점력도 있다. 마지막으로 패스를 할 줄 아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럽 현지에서는 이강인의 선발 출전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PSG가 4-4-2 포메이션을 활용할 것이라 예측하면서 이강인의 선발 출전을 점쳤다. 레퀴프는 이강인이 왼쪽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할 거라 내다봤다. 하지만 또 다른 매체인 RMC 스포츠와 르파리지앵은 이강인의 이름을 PSG의 선발 예상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두 매체는 이강인을 대신해 앞서 스트라스부르전에서 벤치에서 출발한 오스만 뎀벨레와 랑달 콜로 무아니, 마누엘 우가르테 등이 선발 라인업에 복귀할 거라 예상했다.

영국 매체 스포츠몰도 AC 밀란전 예상 베스트11에서 이강인의 이름을 뺐다. 이 매체는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 곤살루 하무스가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 것이며, 미드필더에서는 웨렌 자이레 에메리와 마누엘 우가르테, 비티냐가 포진할 거라 전망했다. 또 다른 유럽 축구 통계 매체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의 선발 제외를 예측하면서, 스리톱에 음바페와 뎀벨레, 하무스, 중원은 우가르테와 비티냐, 파비앙 루이즈가 위치할 거라 주장했다.

인터뷰하는 이강인. /사진=PSG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훈련하는 이강인(오른쪽). /AFPBBNews=뉴스1

이강인. /사진=PSG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이강인. /사진=PSG 공식 SNS
PSG는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른바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독일의 강호 도르트문트와 이탈리아의 명문 클럽 AC 밀란, 그리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신흥 강호로 급부상한 뉴캐슬과 함께 F조에 속해 있는 상황. 일단 출발은 좋았다. 홈구장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 1차전에서는 2-0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뉴캐슬 원정에서는 1-4로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다. 반면 AC 밀란을 철벽 수비를 자랑하면서도 아직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뉴캐슬과 홈 경기에서는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둔 뒤 도르트문트와 원정 경기에서도 0-0으로 비겼다. F조에서 뉴캐슬이 승점 4점(1승 1무)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PSG가 2위, AC 밀란이 3위, 도르트문트(승점 1점)가 4위에 각각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PSG 입장에서는 이번 경기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PSG가 밀란에 패한다면 AC 밀란에 높은 순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그래도 지난 22일 스트라스부르와 리그1 경기에서 3-0 완승을 이뤄내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한 건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이강인은 AC 밀란전을 앞두고 PSG 공식 채널을 통해 "(챔피언스리그는)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축구 선수가 뛰고 싶고,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대회다. 저와 팀 모두에게 중요하다. 잘 준비해서 꼭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강인은 "그렇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정말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정말 잘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강인은 "우리는 항상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려고 (경기장에) 들어간다. 항상 승리만 생각한다. 잘 준비해서 준비한 대로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저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꿈꾸고 원하는 경기다. 정말 기대된다.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구단(PSG)에 와서 정말 훌륭한 세계 최고 선수들과 뛰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팀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다. 정말 기대가 되고, 빨리 경기에서 뛰고 싶다"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이강인. /사진=PSG 공식 SNS
이강인. /AFPBBNews=뉴스1
이강인. /사진=PSG 공식 SNS
이강인은 지난 2011년 발렌시아(스페인) 유스 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단계를 서서히 밟아 나가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2019년 1월 발렌시아와 정식 계약을 맺은 뒤 2021년에는 레알 마요르카로 이적하면서 주전 미드필더로 도약했다.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 PSG로 이적하며 빅클럽의 일원이 됐다. 입단 후 이강인은 구단과 인터뷰를 통해 "나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양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는 미드필더이고, 공을 다루는데 능숙하다. 또 승리를 향한 열망과 갈증이 많다. 팀 승리를 위해 항상 헌신한다"고 자기를 소개했다. PSG에 대해선 "어렸을 때 PSG를 알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팀 중 하나다. 오랫동안 프랑스 리게앙을 지켜봤다. 엄청난 경쟁력을 갖춘 리그이자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최대한 많이 팀을 돕고 싶다. PSG가 경기에 이기고, 가능한 많은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겠다"며 "PSG에 합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클럽 중 하나이며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뛰고 있다.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게 돼 기대된다. 팬들을 만나고 싶고, 그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다만 지난여름에는 부상으로 인해 많은 PSG 동료들과 호흡을 제대로 맞춰보지 못했다. 지난 7월에는 르 아브르(프랑스)와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근육이 올라오는 부상을 당했다. 결국 이강인은 전반 막판 교체 아웃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후 이강인은 일본 투어에서도 단 1경기도 소화하지 않은 채 오로지 회복에만 전념했다. 일본 투어에 이어 한국 투어에서는 전북 현대를 상대로 20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비긴 했지만,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다.

이강인은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리그 개막전은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 이강인은 로리앙와 툴루즈를 상대로 리그에서 2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며 서서히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다. 2경기 연속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지난 8월 13일에 펼쳐진 리그 개막전 로리앙전에서는 볼 터치 84회와 함께 패스 성공률 88%, 롱패스 성공률 60% 등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당시 비록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슈팅도 3차례나 시도하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 경기가 끝난 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이강인에게 평점 7.3을 부여했다. 또 이강인은 리그1 사무국이 선정하는 '더 플레이어'에도 선정됐는데, 이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 상이었다.

이강인(오른쪽 세 번째). /사진=PSG 공식 SNS
이강인은 툴루즈전 이후 왼쪽 대퇴사두근(허벅지) 부상을 당했고, 결국 9월 A매치를 위한 대표팀에도 합류하지 못한 채 회복에 전념했다. 이강인은 이후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강인은 9월 20일 펼쳐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전에 교체로 출장, 부상에서 회복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곧바로 이강인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무대를 누비기 위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사실 이 대회는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소속 팀이 보내줄 의무는 없었다. 하지만 이미 이강인은 지난여름 이적 시장에서 레알 마요르카(스페인)를 떠나 PSG로 이적할 당시, 아시안게임 차출을 계약 조건에 포함시켰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강인이 PSG와 계약할 때, 영리하게 아시안게임 차출과 관련한 조항을 삽입했다"고 했다. 이에 아시안게임 참가에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였고, 조별리그부터 참가하며 동료들과 함께했다. 결국 결승전에서는 숙명의 한일전에서 승리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손흥민, 김민재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오랫동안 유럽 생활을 펼칠 이강인에게 있어서 날개가 달린 셈이었다.

이강인은 10월 A매치에서 펄펄 날아다녔다. 튀니지와 경기에서는 멀티골 활약을 펼쳤다. 후반전에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뒤 몇 분 지나지 않아 날카로운 왼발로 추가골을 넣었다. 계속해서 이강인은 베트남을 상대로도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강인은 베트남전 직후 인터뷰를 통해 "몸 상태는 항상 비슷하다. (PSG로) 돌아가서 경기를 많이 뛸 수도, 못 뛸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 올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또 A매치 2연전에서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린 것에 대해 "골잡이는 아니지만 매 경기 항상 골을 넣으려고 시도하고 도전한다. 저도 공격적인 포지션이기 때문에 골과 도움을 올리려고 노력하는데 매우 기쁘다. 그리고 득점보다 제일 중요한 건 팀의 승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인. /AFPBBNews=뉴스1
이강인. /AFPBBNews=뉴스1
이강인. /사진=PSG 공식 SNS
이강인은 최근 유니폼 판매량으로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프랑스 'RTL 스포츠'의 압델라 불마는 지난 19일 "올 시즌 가장 많이 팔린 PSG 유니폼은 이강인의 유니폼"이라면서 "킬리안 음바페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자리했다"고 밝혔다. 이강인의 유니폼은 프랑스 현지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PSG 홈 경기장에 있는 PSG 용품 공식 판매점에서는 이강인의 유니폼을 구하는 게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품절 사태다. 파리 현지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폭발적인 판매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PSG가 아시아 투어로 부산에 왔을 당시에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 PSG 용품 판매점이 마련된 바 있다. 그런데 이강인의 유니폼이 일찌감치 동났다고 한다. PSG 유니폼을 해외에서 유통·판매하는 한 국내 업체 관계자는 "PSG 유니폼의 이름 마킹은 90%가 이강인이다. 지난 시즌에는 메시와 네이마르의 유니폼 주문이 가장 많았다"면서 "이강인이 PSG에 입단한 뒤에는 유니폼 판매가 5배가량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라 할 수 있다.

이강인은 PSG에서 유일한 아시아 선수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시아 전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이강인이다. PSG가 지난 8월 일본 투어를 갔을 때도 공항에 마중 나온 일본 팬들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당시 이강인의 유니폼을 들고 사인을 요청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PSG 토크는 이 장면에 대해 "네이마르가 있음에도 이강인이 일본 팬들에게 더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강인의 유니폼이 네이마르의 유니폼보다 더욱 많이 팔리고 있다"며 주목한 바 있다. 이강인은 7월 PSG 입단 당시 PSG 유니폼을 처음 입으면서 환한 미소를 지은 바 있다. 그리고 이제는 입단이 채 몇 달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유니폼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PSG는 최근 팀을 대표하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네이마르(알 힐랄) 등 월드클래스 선수가 떠났지만,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음바페 외에도 아치라프 하키미(모로코), 잔루이지 돈나룸마(이탈리아), 마르퀴뇨스(브라질), 곤살루 하무스(포르투갈), 우스만 뎀벨레(프랑스) 등이 뛰고 있는데, 모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들보다 이강인의 유니폼이 더 많이 팔린다는 건 그만큼 인기가 대단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킬리안 음바페. /AFPBBNews=뉴스1
PSG 선수들. /AFPBBNews=뉴스1
이강인(가운데). /AFPBBNews=뉴스1
단순히 유니폼만 많이 팔리는 주인공이 돼서는 안 된다. 이강인은 실력을 통해 유럽 무대에서 그동안 살아남았다. 레알 마요르카에서는 중원에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두터운 신임 속에 주전으로 활약했다. PSG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이강인은 마침내 빅클럽에 입성하며 한국 팬들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었다. 현재까지 흐름은 좋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많은 PSG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 있다. 엔리케 감독의 신뢰가 두텁다는 점도 긍정 신호라 할 수 있다. 이미 이강인은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이강인은 A매치 활약을 바탕으로 PSG에 복귀한 뒤 곧바로 스트라스부르전에 선발 출장해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과감한 드리블 능력과 뒤처지지 않는 스피드, 경기를 전체적으로 읽는 시야, 침투 패스와 마무리 슈팅까지, 이강인의 모든 장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동시에 이강인을 향한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이강인은 더 큰 무대로 나선다. 이번 AC 밀란전에서 챔피언스리그 데뷔골 사냥에 나선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시절이었던 2019년 9월 첼시전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그렇지만 2021년 마요르카로 이적한 뒤에는 팀이 진출권을 따내지 못하면서 이강인도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러다 PSG로 이적한 뒤 도르트문트와 1차전에서 교체로 출전하며 약 4년 만에 다시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볐다. 과연 이강인이 당당하게 선발 출장해 그라운드를 밟으며 공격포인트까지 올릴 수 있을까.

이강인. /사진=PSG 공식 SNS
이강인. /AFPBBNews=뉴스1
이강인. /사진=PSG 공식 SNS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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