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여전히 빈틈없던 '강희대제' → 인천, 산둥에 0-2 잡히며 챔피언스리그 첫 패전… 크리장·펠라이니에게 연속 실점
(베스트 일레븐=인천)
'강희대제'의 클럽은 기대 이상으로 단단했다. 아시아에서 기세가 좋던 인천 유나이티드도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25일(이하 한국 시각) 오후 7시, 인천에 위치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2023 AFC 챔피언스리그 G조 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산둥 타이산전이 킥오프했다. 경기 결과는 0-2, 인천의 패배였다. 인천은 후반 13분 크리장, 후반 43분 마루앙 펠라이니에게 거푸 실점했다.
평일 저녁, 10월 말임에도 따듯한 날씨 속에 인천의 ACL 본선 세 번째 경기가 킥오프했다.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카야 FC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인천은 홈그라운드와 홈팬들의 열광적 응원을 등에 업고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산둥전에 임했다. 3라운드를 앞둔 현재 인천은 2승으로 G조 1위였다.
인천은 포지션 표기상으로는 3-5-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제르소와 무고사가 프론트 2로 나섰고, 정동윤과 김준엽이 각각 좌우 윙백으로 게임에 임했다. 음포쿠와 에르난데스는 중원 이곳저곳을 활보하며 활동량을 자랑했고, 문지환은 수비 줄 앞에 서서 팀을 보호하는 역을 맡았다. 백 스리는 좌측부터 오반석-권한진-김연수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동헌이 착용했다. 인천에 맞서는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의 산둥은 '베테랑' 마루앙 펠라이니를 앞세웠다.
전반 4분부터 인천의 공세가 두드러졌다. 코너킥 찬스를 맞은 인천은 음포쿠의 킥에서 헤더까지 연결해 산둥의 골대를 때렸다. 전반 11분엔 인천의 왼 측면 자원 정동윤이 돌파를 통해 무고사에게 슛 기회까지 제공했다. 산둥도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전반 12분엔 마루앙 펠라이니의 헤더로부터 시에원넝의 위협적 슛까지가 만들어졌다.
이후 인천은 계속해서 측면을 활용한 공격을 전개했다. 하지만 매섭게 연결되는 장면을 연출하는 게 쉽진 않았다. 전반 38분엔 왼쪽의 정동윤을 활용한 공격이 다시금 빛을 발했다. 정동윤은 역습 찬스에서 제르소의 패스를 받아 냅다 질주한 뒤 슛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왕다레이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골로도 연결될 법한 시퀀스였다.
전반 막판엔 인천의 역동성이 살아났다. 제르소는 날카로운 동작으로 측면을 돌파했고 중거리슛까지 한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인천도, 산둥도, 전반전엔 골을 만들지 못했다. 서로가 서로를 넘기엔 마지막 2%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전반전 스탯은 점유율로는 일단 팽팽했다. 51-49였다. 슛은 인천이 조금 더 많았다. 인천은 5개, 산둥은 3개였다. 유효슛도 2-1로 큰 차이가 없었다.
무난하게 흘러가던 후반 7분. 인천이 교체 카드를 발동했다. 문지환을 빼고 김도혁이 투입됐다. 산둥은 교체 카드 2장을 동시에 활용했다. 후반 10분 리유안위이 빠지고 크리장이, 시에원넝이 빠지고 리우빈빈이 들어갔다.
후반 13분, 산둥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최강희 감독의 노림수가 적중했다. 후반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9번 크리장이 기막힌 슛을 만들었다.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볼을 잡은 크리장은 오른발 감아차기로 김동헌 인천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을 꿰뚫었다. 아무래도 막기 어려운 궤적이었다. 인천 미드필더와 디펜더 사이의 공간이 벌어진 점은 아쉬웠다. 산둥의 골 이후 인천 서포터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클럽의 사기가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한 그라운드 바깥의 전술이었다.
인천은 곧장 반격에 나섰다. 후반 17분, 정동윤의 크로스가 무고사에게 닿았다. 무고사의 슛은 왕다레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후엔 마루앙 펠라이니를 앞세운 산둥이 두 번째 골을 노렸다. 그러나 음포쿠가 마루앙 펠라이니와 몸싸움을 잘 이겨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동점골을 모색하기 위한 교체 카드를 발동했다. 최전방 공격수 무고사와 최후방 수비수 김연수를 빼고 99분 천성훈과 28번 민경현을 밀어 넣었다.
후반 28분엔 인천 축구전용구장을 찾은 관중들의 숫자가 발표됐다. 7,277명이었다.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챔피언스리그를 보기 위해 스타디움을 찾았다. 산둥을 응원하는 오렌지색 팬들의 숫자도 상당했다. 후반 33분엔 산둥의 위험한 역습이 인천 골문까지 닿았다. 조커로 들어온 리우빈빈이 슛을 시도했다. 김동헌 골키퍼는 흔들림 없이 볼을 쳐냈다. 실점에 가까운 장면을 막아낸 김동헌이었다.
시간이 점점 줄어들자 인천은 마지막 교체 카드를 발동했다. 제르소와 음포쿠를 빼고 77번 박승호와 50번 김대중을 넣었다. 후반 38분엔 산둥이 좋은 지역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았다. 슛은 인천 수비벽을 맞고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후반 41분, 최강희 감독 또한 다시금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정정과 페이난둬가 들어갔다. 인천의 수에 대한 반응이었다.
후반 43분, 산둥이 추가골을 넣었다. 주인공은 캡틴 마루앙 펠라이니였다. 마루앙 펠라이니는 측면에서 넘어온 볼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잡아냈고 몸싸움을 이겨내며 기어이 슛까지 연결시켰다. 너무 가까운 곳에서 날아온 슛이라 김동헌 골키퍼 또한 반응하긴 어려웠다.
결국 경기는 2-0, 산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인천은 아시아 무대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3라운드까지 돌아간 현재, G조의 순위표는 1위 산둥, 2위 인천, 3위 요코하마 F. 마리노스, 4위 카야 FC가 됐다. 인천은 기존에 2승과 다득점에 성공해 패했음에도 1위를 유지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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