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목선 놓친 군, 해명도 ‘오락가락’
합참 “해경과 정보 실시간 공유”
해경은 “민간 어선 신고로 인지”
군, 월선 상황 놓쳤을 가능성
동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하한 북한 목선 상황과 관련해 해경은 군으로부터 어떤 정보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해경과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면서 합동작전을 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해경이 상황을 인지하고 함정을 파견한 것은 민간 어선의 신고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합참)의 지난 24일 설명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4시 이전부터 동해 NLL 북쪽의 외해상에서 북한의 특이 동향을 포착했고 오전 6시30분경 열상감시장비(TOD)로 작은 점 형태의 표적을 발견했다. 오전 6시59분경 선박 형태를 식별한 다음 7시3분경 추가적인 현장 근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같은 날 합참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오전 4시 이전의 상황도 해경과 실시간 공유했고 그다음 상황도 공유했다”고 했다. 합참은 입장문을 통해서는 “해군과 해경의 함정 긴급 출항 등으로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 속에서 7시10분경 ‘우리 어선에 의해 신고된 상황’을 해경으로부터 전파받았다”고 했다. 군경이 미상의 물체에 대한 일련의 상황을 공유하고 있었고 어민의 신고 내용이 전달되기 전에 군경 함정이 현장에 파견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속초해경은 지난 24일 오전 7시5분쯤 속초어선안전조업국으로부터 식별 미상의 배가 떠다닌다는 어민의 신고 내용을 접수한 다음에야 상황을 처음 인지했다. 신고를 받기 전까지는 군으로부터 미상의 물체를 주시하고 있다거나 선박 형태가 식별됐다는 등 관련 정보를 전혀 공유받은 적이 없다고 해경 관계자는 밝혔다.
해경은 어선안전조업국의 연락을 받은 즉시 해군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고 구조정을 현장에 급파했다. 해경 구조정은 오전 7시47분쯤 북한 목선과 어선이 떠 있는 현장에 도착했고, 북한 주민 4명이 승선한 것을 확인한 다음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했다. 해경은 지난 24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속초해경 순찰정이 “어민의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했다”고 밝혔다. 즉 어민 신고가 있기까지 군은 해경에 목선 관련 정보를 공유한 게 없고, 이는 군이 북한 목선의 남하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해경에 정보를 공유한 것은 오전 4시 이전 먼바다(NLL 이북) 상황”이라며 “이후 해경이 어민의 신고를 받고 함정을 파견해, 군이 해경에 추가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필요는 없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NLL 이북 해상에서 포착된 북한의 특이 동향은 해경에 전달했으나 이것이 북한 목선과 관련한 움직임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어선의 신고 내용을 파악하기 전에 그 현장에 함정을 파견했다는 뜻은 아니었다”고도 했다. 아울러 군이 오전 7시3분쯤 현장 근접 확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던 만큼, 어민 신고가 없었어도 해경에 금방 상황을 전달해 공조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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