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보다 더 큰 문제 ‘작정현’ 딜레마에 빠진 소노, 빠른 결단 필요하다

창단 첫 시즌부터 큰 딜레마에 빠진 고양 소노다.

소노는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 후 2연패 늪에 빠졌다. 경기를 치를수록 과정은 나아지고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소노는 캐롯 및 데이원 시절이었던 지난 2022-23시즌보다 전력이 약화한 상태다. 삼각 편대 중 핵심이었던 디드릭 로슨이 원주 DB로 이적했다. 이정현과 전성현은 남아 있으나 두 선수 모두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전성현은 큰 걱정이 없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뒤 기복 없는 모습을 올 시즌에도 보여주고 있다. 2경기 평균 32분 15초를 뛰며 24.0점을 기록 중이다. 장기인 3점슛은 4.5개를 성공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정현의 상황은 다르다. DB전에서 7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부진했다. 서울 SK전에서 15점 3리바운드 8어시스트 1스틸로 반등했으나 3점슛 성공률(1/8)이 떨어졌다.

단순 기록적인 부분을 제외, 이정현의 경기 컨디션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지난 시즌 미스 매치를 가장 잘 이용한 그였으나 올 시즌은 다소 버거워 보였다. SK전에서 이전의 퍼포먼스를 어느 정도 되찾은 건 고무적인 부분.

가장 큰 문제는 시즌 초반임에도 이정현의 발이 무겁다는 것이다. 공수 전환 시 엄청난 스피드, 그리고 뛰어난 마무리 능력을 자랑했던 그가 이제는 단독 속공도 힘겨워했다. 냉정히 30분 이상 출전할 수 있는 몸이 아닌 듯하다.

이정현의 경기 체력이 시즌 초반임에도 정상이 아닌 건 여름 내내 쉬지 않고 달렸기 때문이다. 2022-23시즌 52경기 동안 평균 34분 2초를 뛴 그다. 여기에 플레이오프 9경기를 출전하며 평균 34분 31초, 정규시즌 때보다 더 뛰었다.

여기에 회복과 재정비가 필요한 여름 내내 유니버시아드 대회,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위해 차출됐다. 오프 시즌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이정현이기에 2023-24시즌은 시작부터 힘겨울 수밖에 없다.

‘작정현’ 이정현은 2022년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KBL 제공

김승기 소노 감독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이정현이 시즌 초반임에도 경기 체력이 바닥났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정현은 2경기 동안 평균 36분 4초를 뛰었다.

이해되면서도 우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소노의 현실을 보자. 로슨이 떠난 빈자리를 재로드 존스가 채웠다. 존스는 로슨과 전혀 다른 본인 공격 위주의 외국선수다. 여기에 서브 외국선수는 개막 직전에 간신히 영입했다. 디욘테 데이비스의 몸 상태는 아직 정상이 아니다.

심지어 소노에는 전성현과 이정현 외 안정적으로 득점해줄 수 있는 국내선수가 없다. 데이원 사태로 인해 오프 시즌이 늦어 FA 시장에서 제대로 힘을 쓸 수 없었다. 한호빈의 몸 상태도 좋지 않다. 데이비스가 컨디션을 되찾기 전까지 존스, 전성현, 이정현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소노다. 김 감독도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언급한 부분.

삼각 편대가 가동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소노다. 그런 그들이 개막 2연패로 출발까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현에게 재정비의 시간을 줄 여유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해서 이정현의 출전 시간을 35분 이상 꾸준히 가져가는 것도 무리가 있다. 결국 이정현도 관리가 필요한 유망주이며 과거의 좋았던 퍼포먼스를 되찾기 위해선 쉬어 가는 구간이 존재해야 한다.

딜레마다. 그러나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2022-23시즌 모두가 저평가했던 팀이었지만 결국 4강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팬들의 기대감도 크다. 다만 이정현이 전 시즌의 퍼포먼스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모두 잃을 수 있는 위기다.

빠른 결단이 필요한 소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