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피해 유족 “용서 안해, 사형 내려야”

'강남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부부 유상원(51‧왼쪽)·황은희(49)가 지난 4월 13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뉴스1

‘강남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25일 주범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1심 판결에 항의하며 “사형을 내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유족은 특히 범행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51)‧황은희(49) 부부에게 각각 징역 8년과 6년이 선고된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피해자 동생 A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승정)의 선고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납치‧살해를 주도한 이경우(36)·황대한(36)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반면, 유상원‧황은희에게는 “살인을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8년, 6년을 선고했다.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들 부부 등 4명이 강도살인을 주도했다고 보고 사형을 구형했다.

A씨는 재판부의 선고 결과에 대해 “말이 안 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누군가에게 7000만 원을 주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죽인 뒤에 징역 8년과 6년을 살면 끝나는 것이냐”고 말했다. 피해자와 코인 투자로 수십억원대 규모의 분쟁을 겪고 있던 유·황 부부는 이경우 등에게 범행 착수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 가족이 용서하지 않는데 법원이 용서를 해주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합의나 사과를 원치 않고 다 사형을 내려주시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소 요청을 했고, 검찰도 여러 증거가 있어 항소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날 재판부가 유‧황 부부에게 징역 6~8년을 선고하자, 법정 방청석에 있던 유족과 지인들은 탄식과 울음을 터뜨렸다. 일부 방청객은 판결이 끝난 뒤 울분을 터뜨리며 “어떻게 (징역) 6년이냐” “이럴 거면 (피해자를) 살려내라”고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