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투자한 죄…엉뚱하게 건보료서 얻어맞을 판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2023. 10. 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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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급락 멈추며 원금손실 걱정 덜었지만
조기상환 계속 불발에 ‘만기상환’ 불안감
3년치 이자 한번에 받아 1천만원 넘기면
건보 피부양 자격 박탈되고 ‘건보료 폭탄’
홍콩거래소 [EPA = 연합뉴스]
#은퇴자 K씨는 작년 3월 S증권에서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27851회에 3000만원을 투자했다. 홍콩 H지수가 빠질만큼 빠진데다 연수익률이 9.36%인 상품이어서 비교적 원금손실 위험이 없이 1년 후에 빠져나올 수 있는 고수익 투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H지수가 급격히 빠지면서 조기상환이 계속 불발되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녹인(knock-in; 원금손실이 되는 하락한계가격)수준인 3424선까지 내려갈 일은 없지만 3년이 지나 만기상환이 될 것 같은 불안감에서다. S증권 27851회는 가입 1년 후 지수가 가입당시의 90%, 2년 후 지수가 88%가 넘어가야 조기상환이 되는데 지금 부진한 중국 경제상황을 보면 조기상환은 어렵고 만기상환이 되는데 3년치 이자를 한꺼번에 받으면 716만원이다. 내년 다른 이자·배당과 합하면 1000만원이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소득 1000만원이 넘어가면 건강보험료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돼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다.

H지수 ELS 투자자들이 원금손실 위험은 피하더라도 만기상환시 3년치 이자를 한꺼번에 받는 바람에 세금이나 건강보험료가 늘어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LS 구조상 2021년 상반기 H지수가 고점에 있을 때 가입한 투자자들은 내년 상반기 손실을 확정지을 가능성이 큰 반면 2021년 하반기 이후 가입한 투자자들은 원금손실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3개월~6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조기상환 불발에 3년 만기 상환으로 연 수익률 10%에 달하는 수익을 한꺼번에 받기 때문에 3년치 금융소득이 건강보험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ELS 구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조기상환은 지수가 가입당시 80~90% 이상을 넘어야하는 반면 만기상환은 녹인 터치를 하지 않은 이상 45~50%만 넘어도 원금손실 없이 약속된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

금융소득이 1000만원 초과인 경우 재산과표 기준이 5억4000만원~9억원인 경우엔 건강보험료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어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과표기준이 5억4000억원 이하면 금융소득을 포함한 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서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된다. 직장가입자의 경우에도 금융소득이 10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는 건강보험료가 따로 부과된다.

만약 ELS에 연수익률 12%인 3300만원을 투자해 3년 만기상환을 받는 경우라면 1010만원 가량이 이자·배당소득으로 잡힌다. 이때 과표상 8억9900만원 가량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지역가입자의 경우 연간 360만원을 내야 한다.

금융소득이 1000만원 미만일때는 피부양자라서 건강보험료를 아예 안냈다면 금융소득이 1000만원을 넘어가는 순간 건강보험료로 360만원이 나가는 셈이다. 결국 실제로 받는 ELS의 수익률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PB전략본부에 따르면 ISA 등 분리과세 상품을 제외한 금융소득 1000만원 초과시 피부양자 자격을 판단하는 소득기준에 포함된다. 2025년부터는 금융소득이 336만원을 넘어가는 경우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여기다 만기상환으로 인한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라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도 해당해 누진세율로 세금이 부과된다. 건강보험에서도 재산이 아예 없더라도 피부양자 자격에서 박탈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S가 조기상환을 실패할 경우 금융소득 1000만원을 넘어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녹인 구간이나 연수익률만 보지 말고 조기상환도 가능할 수 있는 상품을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며 “만약 ELS가 다음해 만기 상환될 가능성이 크다면 다른 투자상품이나 예적금에서 추가 이자가 많이 나오지 않게 자산배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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